강남·바이오·반도체·비트코인…일부만 뜨고 대다수는 '찬밥'

한국경제 전반에 걸쳐 소위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갈수록 악화하는 양극화 현상이 산업은 물론 부동산, 증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확산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남 지역 위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증시에선 바이오주 홀로 뜨겁고, 기업 수출은 반도체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경제적 활기가 특정 분야에서만 감지되고 그 과실에 대한 체감도가 낮다 보니 일반인들 사이에 가상화폐 '광풍' 같은 투기가 기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15.16%), 셀트리온(11.24%) 등 셀트리온 3형제 주가가 급등했다.

상한가를 기록한 신신제약 등 대부분의 제약·바이오주들이 급등세에 합류했다.

셀트리온 3형제의 시가총액은 65조1천661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증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54조1천634억원)도 넘어서는 것이다.

최근 증시에는 바이오 열풍이 불고 있다.

임상 시험과 바이오 복제약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자들은 바이오 관련주를 쓸어담고 있다.

다음 달 연기금 등의 벤치마크 지수로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300'이 개발되는데 기존 코스피200보다 바이오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어 바이오 열풍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내에서 건강관리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30%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지수에서 바이오 섹터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바이오주와 달리 다른 코스닥 종목들은 아직 온기를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다.

이날만 해도 코스닥 지수가 2% 넘게 급등했지만 상승 종목은 362개에 그치고 하락 종목이 오히려 813개로 훨씬 많다.

지난해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정보기술(IT)·반도체 종목이 힘을 받았지만, 금융 등 일부 업종을 뺀 대다수 업종은 사상 최고의 증시 활황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런 현상은 부동산 시장도 비슷하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57%로 전주(0.33%)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단속 방침에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억' 소리가 날 정도로 솟구치고 있다.

송파구는 1.19% 올랐는데 상승 폭이 역대 최대다.

강남구도 1.03%, 서초구 0.73%, 강동구 0.68% 각각 올라 강남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목동이 있는 양천(0.95%)만이 강남 지역과 견줄만했다.

이에 반해 경기, 인천 등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보합을 유지하고 있어 서울 강남 지역과는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기업들이 느끼는 온기도 산업별로 다르다.

반도체 기업들은 수출 증가로 미소를 띠고 있지만 조선, 자동차 등은 글로벌 수주 감소와 사드 보복 등으로 수출이 오히려 줄었다.

관세청 발표를 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늘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이달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게 된다.

이런 기록의 바탕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깔려 있다.

이번 달 10일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60.6%로 다른 품목과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석유제품(15.3%), 무선통신기기(15.3%)와 큰 격차를 보이고 선박(-2.8%), 승용차(-10.5%)는 아예 수출이 뒷걸음질 쳤다.

이처럼 사회 전반으로 온기가 골고루 퍼져나가지 못하다 보니 소외된 쪽을 중심으로 '한탕주의'가 만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 말 그대로 광풍이 불어닥친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경우도 있지만 적지 않은 투자자가 일확천금을 노리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오르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증시의 '폭탄 돌리기'와 비슷한 형태를 보여 자칫 거품이 꺼질 경우 그 파장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극'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진단이 무리가 아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위 '1%'로 불리는 극소수의 최상류층이 압도적인 부를 독식하는 우리 사회 양극화 현상은 단순히 소득 뿐 아니라 산업 전반과 부동산, 증시 등 자본시장 전반의 생태계에도 같은 방식으로 확산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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