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혼란

혼선 일단 정리한 김동연 부총리
"4차 산업혁명까지 고려한 균형잡힌 시각서 바라봐야"
법무부 등 타부처는 '함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가상화폐거래소 폐쇄 문제에 대해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12일 밝혔다. 전날 법무부가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뒤 몇 시간 만에 청와대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고 부인하며 혼선이 빚어진 가운데 ‘청와대 발표가 맞다’고 재확인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혁신성장지원단 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이 말한 거래소 폐쇄 문제는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하는 법무부 안”이라며 “조금 더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가상화폐의 투기 과열 현상에 대해 정부 대응이 필요하고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부처 생각이 같다”고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전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특별법 마련에 부처 간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자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청와대 홈페이지와 포털 등에 비난 글을 쏟아내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청와대가 전날 오후 “거래소 폐지는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거래소 폐쇄 방침을 공식 부인했다.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다.
김 부총리는 가상화폐에 대해 4차 산업혁명까지 고려한 ‘균형 잡힌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상화폐에 활용되는)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의 하나라는 사람도 있고 산업·보안·물류와 같은 쪽에 연관성이 많다”며 “조금 더 균형 잡힌 시각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를 비롯한 다른 부처는 이날 특별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함구로 일관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말이 청와대에 의해 공개적으로 번복된 상황에서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날도 가상화폐시장에선 “집단 항의를 해야 한다”며 법무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여전했다. 한때 “법무부가 (가상화폐 관련) 특별성명을 발표한다”는 허위 소문이 유포돼 법무부가 “사실이 아니다”며 해명 자료를 내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부처의 의견이 아니라 관계부처 회의에서 추진된 내용을 밝힌 것인데 거래자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어 매우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상열/정지은/김주완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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