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한강변 유일 50층 개발 가능에
건축심의 착수 등 사업 탄력

4구역 28 주택 8.5억에 거래
10개월 새 3.3당 3천만원↑
중대형 매물도 투자문의 급증

서울 성동구 성수동 전략정비구역에 있는 낡은 다세대·연립주택.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건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소형 연립주택 등의 3.3㎡당 가격이 1억원을 돌파했다. /한경DB

“소형 빌라 매물은 3.3㎡당 1억원(대지 지분 기준)에도 사갑니다. 한남 재개발에 관심을 보이던 투자자들도 10명 중 2~3명은 성수동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서울 성수동 H공인 관계자)

성수동에서 12일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개발이 가능해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의 건축심의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재개발 지분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성수동 인근 J공인 관계자는 “갤러리아포레, 트리마제와 함께 고층 아파트촌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성수동 일대 재개발 지역 투자를 문의하는 강남 큰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소형 다세대 지분, 3.3㎡당 1억원 돌파

이날 성수동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잠잠하던 성수동 일대는 지난달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성수전략정비1~4구역 가운데 가장 사업 진행이 빠른 4구역 조합이 최고 48층 높이로 재개발하겠다는 내용의 건축 심의를 지난해 11월 서울시에 신청하면서다. 지난해 7월 성수1구역도 조합 설립을 마쳤다. 성수동 재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구역 내 다세대·단독주택 몸값이 뛰고 있다.

성수4구역 내 대지면적 28㎡(8.5평) 소형 다세대주택이 지난주 8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4월만 해도 대지면적 30㎡ 소형 다세대주택은 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10개월 사이에 3.3㎡당 매매가격이 7000만원대에서 1억원으로 올랐다. 성수동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재개발은 초기 투자액을 낮추는 게 관건이라 소형 매물이 인기가 많다”며 “요즘은 소형 매물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전했다.

중·대형 매물 시세도 높은 편이다. 지난주 성수4구역 내 대지면적 181㎡ 매물이 1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는 3.3㎡당 3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송파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3008만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성수동 L공인 관계자는 “면적이 넓어 초기 투자금이 높은 편이지만 중·대형 매물을 찾는 문의도 최근 들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숲과 지하철역이 가까운 성수1구역은 4구역보다 소형 매물 기준 3.3㎡당 500만~1000만원 높게 호가가 형성돼 있다.
편리한 교통편도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성수동은 지하철 2호선 뚝섬역·성수역과 7호선 뚝섬역, 분당선 서울숲역이 통과하는 ‘트리플 역세권’이다. 영동대교만 지나면 강남 압구정동에 맞닿는다. 대규모 생태공원인 서울숲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50층 건립 추진…서울시 건축심의 착수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 50층’ 개발 호재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현재 이 구역은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 구상에 따라 전략정비구역으로 선정되면서다.

당시 성수·여의도·합정·이촌·압구정 5곳이 지정됐으나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성수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지정 해제됐다.

성수동에는 2008년 ‘갤러리아포레’(최고 45층)에 이어 지난해 5월 ‘트리마제’(최고 47층)가 입주했다. 2021년에는 ‘아크로 포레스트’(최고 49층)가 입주에 나선다. 다른 한강변 재건축 단지는 서울시의 ‘35층 규제’에 막혀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50층 건축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반포주공1단지나 잠실주공5단지도 42~50층 재건축을 추진하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막혔다. 층수를 제한하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와의 형평성 시비로 서울시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수동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성수4구역에 대한 서울시 건축 심의가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재개발 구역 시세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돌발 악재도 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7일 성수2지구 추진위원장 선출 총회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1년 전에 거친 총회를 다시 해야 해 사업 속도가 느려질 전망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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