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처럼 문학 읽기

“그 책 어땠어?”

흔히 소설을 읽을 때 독자들은 큰 줄거리, 혹은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읽는다. 소설에 대한 감상평을 묻는 질문에 “재밌었어” “슬프더라” “지루했다” 같은 짧은 대답만 하게 되는 이유다. ‘문학의 문법’을 알면 독서는 훨씬 풍요로워질 수 있다. 토머스 포스터 미국 미시간대 영문학과 교수의 《교수처럼 문학 읽기》는 영미문학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는 상징과 코드 등을 쉽게 해설한 책이다.

저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비나 눈은 그냥 비나 눈이 아니다”고 말한다. 비는 사람들을 모두 불편한 상황에 빠지게 하는 장치일 수도 있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세상을 다시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재생의 이미지도 갖고 있다. 어떤 소설가는 ‘정화 작용’을 위해 소설 속에 비를 등장시킨다. 비를 맞으며 어딘가로 걸어가는 주인공은 전보다 덜 분노하고, 더 뉘우친다.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에서 가련하게 버림받은 헤이가가 비를 맞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강조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책을 읽지 말라”는 것. 그는 “21세기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작품을 대하지 말고 그 이야기가 쓰인 시대의 사회·역사·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며 책을 읽으라”고 주문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식사 장면’의 의미, ‘문학적 상징’과 ‘은유’의 차이 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순수 문학은 어렵다’는 고정관념 탓에 소설과 담을 쌓고 있는 일반 독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저자가 설명하는 비평론은 창작의 기본 원리이기도 한 만큼 한창 습작 중인 예비 작가나 문학창작과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손영미·박영운 옮김, 이루, 424쪽, 2만5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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