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인터넷기업 치고 올라오는데…
"한국기업 규제에 발목 잡혔다" 호소

11일 오후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국내 인터넷 생태계 위기에 대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최수진 기자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자들과 함께 공정한 경쟁을 겨룰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써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내 인터넷 생태계 위기에 대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차재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과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국내외 인터넷 생태계의 현황 및 문제점'를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차 정책실장은 "글로벌시장 진입장벽은 강화되는 추세임에도 한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보호조치가 미흡하다"며 "오히려 부가통신시장에서는 국내외 역차별도 심화되고 있고,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는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한때 온라인게임, 웹툰 등 혁신적인 콘텐츠를 제공했던 인터넷 강국이었음에도 현재는 혁신적인 콘텐츠 서비스가 적다는 점을 생각해봐야한다"고 꼬집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교수는 포털의 규제법인 ICT(정보통신기술) 뉴노멀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설정할 때 막연히 이해관계자의 가설이나 여론몰이에 떠밀려서는 안된다"며 "특히 플랫폼을 규제하려고 할 때에는 탈영토성을 검토해 국외사업자와의 규제형평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종합토론 시간에는 원윤식 네이버 정책담당 상무와 최건희 럭시 이사 등 인터넷 기업과 스타트업의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인터넷 기업 관련 규제 상황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원 상무는 해외 인터넷 기업들과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해외기업들의 독단적인 형태와 통신사들의 차별적 비용부과는 혁신적인 스타트업 태동을 어렵게 하고 나아가 국내 인터넷 기업의 역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외 사업자가 최소한 같은 시작선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스타트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럭시는 카풀 사업을 하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업체다. 최근 카풀 앱 풀러스로 라이드 셰어링(카풀)에 대한 불법논란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최 이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혁신성을 담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많은 스타트업들은 창업 당시부터 성장 운영 과정에서 규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며 "서비스의 고도화는 다양한 실험을 전제로 하지만 실험 단계에서 기존 산업 군과의 마찰과 전통적인 법적 규제가 서비스의 성장 및 고도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부처와 정치권에 규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차재필 실장은 "신 사업과 구 사업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 역할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만들어졌는데, 그 위상이 격하된데다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는 "정부는 그냥 규제를 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라며 "시장 환경이 성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과 시장 실패를 잡는 것이 정부가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최건희 럭시 이사는 규제 문제로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투자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전략 업무보다 대외 업무가 늘어나고 있다"며 "규제 리스크를 관리하는 업무가 늘어나다보니 기업이 성장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에 대관업무로 소진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통신·IT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