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경리직원 개인 비리' 확인…검찰 넘어가서도 기소 안 돼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120억 횡령 의혹'에 대한 정호영 전 특별검사팀의 해명을 기점으로 횡령을 저지른 다스 경리직원에 대한 특검과 검찰의 후속 조치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검 측이 120억원의 실체를 '개인 비리'로 규명했다고 밝혔으나, 이를 받아들이더라도 이후 아무런 법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있는 것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의혹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120억원의 정체는 정 전 특검의 해명으로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드러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수사한 정 전 특검 측은 당시 다스를 수사하면서 경리직원 조모씨가 회삿돈 120억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횡령 자금이 이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간 사실은 전혀 없었으며, 개인 비리인 만큼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도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정 전 특검 측의 설명이다.

이는 현재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이 실체를 가려내야 할 '다스 120억 비자금 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참여연대와 민변 등이 지난해 고발한 이 사건은 ▲ 신원 미상의 다스 실소유주가 차명계좌를 통해 1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 정 전 특검은 수상한 자금 흐름과 계좌 내역을 모두 파악하고도 수사하거나 검찰에 인계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했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특검의 수사 결론대로라면 120억원이 빼돌려지는 과정에 다스 실소유주나 회사 고위 인사가 관여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문제는 특검이 120억원의 존재를 밝혀내고도 특검법의 제한 때문에 사법처리하지 않은 이후다.

정 전 특검 측은 "조사한 일체의 자료를 검찰에 인계해 필요한 경우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액을 횡령한 조씨는 아무런 사법처리를 받지 않았고, 이후로도 다스에서 계속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은 피해자의 고소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는 죄라는 점에서 수사가 유야무야됐다고 여겨질 만한 결과다.
검찰에서 특검의 자료를 인수하고도 적극적으로 처벌에 나서지 않았다면, 결국 정체를 알 수 없는 '실소유주 등 권력자'가 조씨를 비호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다시금 부추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설령 검찰이 이를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해도 중요한 사건 기록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전 특검 측에서 수사가 필요한 대상과 혐의 등을 정식으로 이첩하지 않은 채 '사건 기록'만 떠넘기고는 검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 경우에는 애초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직무유기 혐의와도 연관될 수 있다.

실제로 특검에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횡령 의혹이 수사로 이어지지 못한 경위와 그 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등은 다스 수사팀의 수사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당시 특검팀 관계자들과도 조만간 접촉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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