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재판 출석'·'양형 반영' 심리 깔린 듯…'재판 전략' 변화

3개월 가까이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에 나오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돌연 법원에 직접 증거 의견을 밝힌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기업 총수와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조서를 법정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서를 직접 재판부에 냈다.

이를 두고 재판을 빨리 끝내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진술조서에 동의한 만큼 검찰은 이 증인들을 법정에 불러 달라는 신청을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재판 심리 일정이 빨라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음 달 중으로 예측됐던 선고 기일 역시 당겨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정농단 사건은 박 전 대통령이 추가 기소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뇌물 상납' 사건과 공소사실은 별개지만 본인의 '재판 전략'과는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특활비 뇌물 사건을 두고 방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려면 재판에 나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출석을 거부해온 국정농단 재판 1심이 마무리돼야 한다.
건강상 이유 등으로 국정농단 사건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두 재판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특활비 뇌물 재판에만 출석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증거에 동의했다는 것은 '시간 끌기' 전략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며 "특활비 사건에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재판에도 출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에 자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문고리 3인방' 등의 증인신문에서 불리한 진술이 나올 수 있으므로 이를 막기 위한 셈법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영하 변호사가 최근 서울구치소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것도 이런 향후 재판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의견서를 낸 것이 국정농단 사건 선고를 앞두고 양형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유죄 판단이 내려질 경우 재판부가 양형에 참작하도록 재판에 협조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뜻이 담겼다는 시각이다.

굳이 기업 총수들에게 법정 출석해야 하는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6일 재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국가 경제를 위해 노력하시던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해 재판받는 걸 지켜보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업 총수 등이 법정 증인석에 서게 될 경우 대통령 재임 당시 이들과 나눈 대화가 구체적으로 공개될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재판 결과에 그다지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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