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사 3명 모두 해고… 1명은 화재 당일 계약종료

남탕과 달리 비상구 안내 못받아
소방책임자 4명 직위해제·중징계

충북 제천 화재 참사는 소방관리·점검 소홀과 초기 대응 실패 등의 총체적 부실에다 화재 세 시간 전에 여탕 직원이 해고되는 ‘기막힌 불운’까지 겹치며 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합동조사단은 11일 제천체육관에서 최종 브리핑을 열고 현장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현장 지휘 총책임자인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에 대해 “2층 내부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것을 알고도 화재 진압 후 주계단으로 진입하려는 최초의 전술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등 지휘관으로서 전체 상황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비상구를 통한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를 통한 내부 진입을 지시하지 않는 등 지휘 역량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소방본부 상황실은 2층 여탕에 구조 요청자가 많다는 사실을 무전이 아니라 휴대폰으로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 전파가 안 돼 화를 키운 “매우 부적절한 조치”였다는 게 조사단 설명이다. 소방청은 이런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또 평소 근무하는 직원 4명(세신사 3명, 매점운영 1명)이 근무하는 2층 여탕에는 화재 당시 직원이 1명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여탕 근무자 4명 중 2명은 화재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사업주와 계약을 종료했다. 세신사 1명은 화재 당일 비번이었고 나머지 1명은 공교롭게도 화재 발생 약 세 시간 전인 낮 12시30분께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유독가스가 여탕을 집어삼킬 무렵에는 비상대피로를 안내할 직원이 없었던 셈이다.

해당 스포츠센터의 경영난이 계속되면서 세신사를 줄여왔다는 게 경찰 설명이지만 “단 하루, 몇 시간만이라도 세신사가 정상 근무했더라면…”하는 탄식이 나온다. 3층 남탕은 근무 중이던 이발사가 이용객들을 비상구로 안내하면서 사망자가 1명도 없었다.

박상용/제천=강태우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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