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개헌 제안'에 공방 가열

여당 "국회서 여야가 결론내자"
개헌특위 의원 회의 연 한국당
"지방선거 때 개헌 불가"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에 대한 구상을 밝히면서 정치권 논의도 달아오르고 있다. 여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정부 안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개헌 방향과 시기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박 의원은 “권력구조 개편도 중요하지만 지방분권이 가장 중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수평적 리더십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나 의원은 “대선에서 각 당 후보들이 공약한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고치자는 것이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에 기본권·지방분권에서 봐야 할 부분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개헌 발의권이 마지막 수단이 되지 않도록 여야가 결론을 내자”며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개헌특위 소속 의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한국당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올해 안에 반드시 국민 개헌을 이뤄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한다”고 말했다. ‘개헌 반대 세력’으로 몰릴 것을 우려해 ‘연내 개헌’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개인 소신을 주장할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도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고 한 발언은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중국집에 가서 ‘마음껏 시켜먹어. 나는 자장면’이라고 외치는 악덕 사장님을 연상시킨다”고 비꼬았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문 대통령의 개헌 구상을 비판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한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대통령 주도 개헌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사안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며 “국회에서 개헌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민 여론이 반영된 개헌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필/조미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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