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12건 중 11건 오리, 9건 전남에서 발생

되풀이되는 악몽에 토착화 우려마저 나오는 조류인플루엔자(AI)지만 올겨울 발생 양상에는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축종별로는 오리, 지역별로는 전남에 유독 집중돼 그 원인을 궁금하게 한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가금류 농가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12건 가운데 1건(산란계)을 빼고는 모두 오리(육용오리 7건, 종오리 4건)에 발생했다.

다솔(4건)·사조화인코리아(2건)·참프레(1건)·성실농산(1건) 등 계열 농장에서 8건, 나머지는 개인 농장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이번 겨울 농가에서는 처음으로 AI가 발생한 전북 고창을 비롯해 전북 정읍, 경기 포천을 뺀 나머지 9건 발생지는 모두 전남이다.

추가로 장흥에서도 H5형 AI 항원이 검출됐으니 고병원성 확진 판정 시 전남은 13건 중 10건을 차지하게 된다.

AI가 오리, 전남에 집중된 각각 현상은 상관성이 있어 보인다.

전남은 오리 사육량 1, 2위를 다투는 나주, 영암을 중심으로 전국 오리의 절반가량을 키우는 주산지이기 때문에 발생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오리에만 주로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H5N6형 AI가 오리에 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충분한 설명은 될 수 없다.

사상 최악의 AI 대란이 빚어졌던 지난겨울에도 H5N6형이 유행했지만, 오히려 닭에서 발생한 사례가 더 많았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AI가 오리에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발생 사례별로 유전자 정보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올겨울 AI 바이러스는 통상 중부 지역에서 먼저 검출되던 것과 달리 남부에서 먼저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 분석 결과 작년 11월 13일부터 순천, 제주 등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한 달 후부터는 중부 지역인 용인, 천안, 안성에서 검출됐다.

반면 2016년에는 10월 28일부터 중부(천안·아산·원주 등)에서 먼저 검출된 후 11월 중순 이후 남부(강진·부산·창원 등)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

겨울 철새가 남하하는 경로를 따라 중부에서 먼저 검출되던 AI가 종전과 달리 남부에서 시작된 것은 시사점을 남긴다.

철새가 북상하면 AI도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서 다수 발생했지만, 600m 거리의 2곳을 빼고 나머지는 대부분 거리가 상당한 농가여서 아무래도 발생 경로는 철새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철새가 북상하면서 AI도 북상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효율적인 방역을 위해서는 발생 경위 등 역학 조사가 중요한데도 현실적으로 기대하는 만큼 명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당장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역학 관련성 규명도 더 치밀해졌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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