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은 한마디로 인공지능(AI) 플랫폼의 격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CES는 가정이나 차량 내 여러 가전제품을 음성이나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작동시키는 AI 플랫폼이 중심에 자리잡았다.

‘스마트 홈’과 ‘커넥티드 카’ 의 핵심이 되는 AI 플랫폼 업체들로 글로벌 산업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마존과 구글이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각각 자사의 AI 플랫폼 ‘알렉사’와 ‘어시스턴트’의 대대적 마케팅에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글로벌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은 이들 두 회사의 AI 플랫폼을 채택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플랫폼 ‘딥씽큐’를 선보였다. 사물인터넷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전제품이 외부 환경 변화에 맞춰 스스로 최적의 선택지를 찾아낸다. 146인치 초대형 TV ‘더 월’을 들고 나온 삼성전자는 AI를 통해 해상도를 초고화질로 자동 변환해주는 TV도 선보였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CES에서의 위상이 전과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 이유로 기술력보다 규제 차이가 꼽힌다. 잘 알려진 대로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풀고 입법을 통해 신산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4차 산업혁명에서 찾기 위해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규제의 75%를 없애기로 했고 일본은 특례법까지 만들며 신산업 규제완화에 나섰다. 중국이 드론 강국이 된 것도 신산업 규제 철폐 결과다.

한국은 빅데이터, AI, 자율주행차, 드론, 원격 의료 등에 얽혀 있는 규제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곳곳에서 옭아매고 있다. 줄기세포와 IT 등 첨단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우버조차 못 하는 나라다. 네거티브 규제니 규제 샌드박스니 말은 요란하지만 달라진 건 없고,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아직까지도 겉돌고 있다. CES의 교훈은 명백하다. 규제 혁파 없이는 CES에서 쏟아지는 혁신과 창의를 한국에서는 영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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