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이달 26일 1심 선고 예정…최씨 측 "재판부 사정…기록 방대하다 들어"
2월5일 이재용 2심 선고 8일 뒤에 결론…공범 박근혜 심리 마무리도 고려한 듯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1심 선고 기일이 2주 이상 늦춰졌다.

사건이 워낙 방대해 검토할 사항이 많은데다 최씨와 함께 재판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리 진행 상황과 동일한 사건 실체로 다툼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결과를 참고하기 위한 포석 아니겠느냐는 풀이가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최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다음 달 13일 오후 2시 10분으로 연기했다.

재판부는 당초 이달 26일 최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1심 선고도 이날 함께 내릴 예정이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재판부 사정상 연기됐다고 한다.

기록이 방대해서 그렇다고 한다"며 "구체적인 사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피고인 측에서 연기 신청을 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 측도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작년 12월 14일 결심 공판 때도 사건 기록이 방대하고 박 전 대통령 재판까지 병행하는 사정 등을 고려해 통상보다 길게 선고 기일을 지정한 바 있다.

일각에선 갑작스러운 선고 기일 연기를 두고 공범인 박 전 대통령 사건과 함께 심리를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동일한 사건 실체를 놓고 특검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결과를 참고하려는 취지도 깔린 것 아니겠느냐는 풀이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아직 신문할 증인이 남았지만, 재판부가 2월 정기 인사 전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라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렇게 되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됐던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2월 5일)보다도 늦게 선고가 이뤄지게 된다.

같은 실체이지만 서로 다른 피고인의 형사재판 1심과 2심에서 각기 다른 판단이나 결론이 나올 경우 논란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두 재판의 결론은 관심사다.

일단 최씨 선고가 연기되면서 '뇌물을 준 쪽'인 이재용 부회장의 2심 판단에서 먼저 결론이 내려지고, 그로부터 8일 뒤 '뇌물을 받은 쪽'인 최순실씨 1심 판단이 내려지는 상황이 됐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최씨에 대해 "국정농단 사건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벌금 1천185억원과 추징금 77억9천735만원 등 총 1천263억원을 선고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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