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3401억 → 적자 919억 공시
수리온 감사로 매출 손실 불가피
LIG넥스원도 이익 전망 확 낮춰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 등 방산업체들이 지난해 실적 추정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감사원 감사로 납품이 중단되거나 사업 자체가 무산되면서 적자로 돌아서거나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수준까지 악화됐다.

항공기 제조업체인 KAI는 지난달 29일 낸 공시를 통해 지난해 919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당초 3401억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을 바꿔 적자전환을 예고했다. 순이익 추정도 2300억원에서 1503억원 순손실로 변경했다. 감사원 조치로 지난해 하반기 국산 헬기 수리온 납품이 일시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KAI는 당초 작년 말까지 수리온 2차 양산분 20대를 납품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5월 내부 균열이 발견된 데 이어 7월 감사원이 “수리온의 체계결빙 방지능력이 입증될 때까지 전력화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방위사업청에 권고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방사청은 이후 수리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감사원 권고를 뒤집고 12월부터 납품을 재개했지만 6개월간 납기가 지연되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국내 대표 유도미사일 제조업체인 LIG넥스원도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468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낮춘다고 이달 4일 공시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중대한 계약위반 행위가 있었다”며 북한 상공의 항공기 궤적을 탐지하는 고정형 장거리 레이더 개발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군은 수입에 의존해온 장거리 레이더를 국산화하기로 하고 2011년 LIG넥스원과 372억원에 개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LIG 측의 서류상 실수를 ‘중대한 위조’로 보고 50여 가지 평가 항목 중 2~3개를 문제삼으면서 개발이 무산됐다.

탄약 생산업체 풍산도 2012년부터 5년간 80억원 이상을 투입해 개발한 ‘차기 적외선 섬광탄’ 사업이 감사원 감사로 지난달 최종 백지화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섬광탄은 빛과 열을 내 적의 유도미사일을 교란시키는 용도로 쓰인다. 감사원은 풍산의 섬광탄이 규격에 맞지 않고 성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으며 방사청은 지난달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이 무기체계 개발 절차의 특수성과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이 임박한 상황에서 사업을 중단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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