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어로 '썰매'를 뜻하는 루지는 유럽 알프스 지역의 썰매 놀이가 스포츠로 정착됐다. 스켈레톤·봅슬레이와 함께 3대 썰매 종목으로 묶인다. 1000분의 1초까지 기록이 측정돼 이중 가장 빠른 속도를 요한다.

◆루지, 가장 빠른 썰매…1000분의 1초 다툰다

루지는 발이 아래로 오도록 바로 누워 썰매를 탄다. 탑승 후 바닥과 벽을 밀면서 출발하는데 스타트에서 변별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출발 후의 조종 기술이 중요하다.

루지의 평균 속도는 140km대. 공식 최고 시속은 153.9km로 봅슬레이(153km)와 스켈레톤(140.8km)을 훌쩍 넘어선다. 높은 출발 위치에 더해 자세가 상대적으로 공기 저항을 덜 받기 때문이다. 커브를 돌 때의 중력은 자기 몸무게의 최대 7배에 달한다.

선수 각각 한 명(싱글) 또는 두 명(더블) 씩 출발하며, 개인 종목은 이틀 동안 4번 주행한 기록을 합산하며 2인승은 하루에 2번, 팀 릴레이는 하루에 1번 주행한 기록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1000분의 1초까지 계측된다.

이런 차이점 때문일까. 루지와 스켈레톤, 봅슬레이는 3대 썰매 종목으로 묶이지만 루지만 협회가 다르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 관할이지만 루지는 별도의 국제 루지 연맹(FIL)이 따로 존재한다.

루지는 썰매 종목 중 유일하게 올림픽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종목이기도 하다. 1964년 인스부르크 올림픽(카지미에르 카이-스크르지페키, 영국)과 2010년 밴쿠버 올림픽(노다르 쿠마리타시빌리, 조지아)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이 때문에 밴쿠버올림픽 이후 국제 루지 연맹은 썰매의 순간 최대 시속이 135km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알고 보면 더 재밌다…루지의 규칙

루지는 썰매 종목에 걸린 9개의 금메달 중 가장 많은 4개가 걸려 있다. 남녀 싱글과 더블, 계주다. 썰매 종목 중 유일하게 계주 종목이 존재한다. 더블은 남녀 관계 없이 2인이 함께 썰매를 탄다.

썰매 종목 중 유일하게 썰매에 탑승한 채 경기를 시작하되 도움닫기를 하거나 출발 보조를 받으면 실격이다.

계주 시합은 앞 주자가 결승점에서 패드를 터치하면 다음 주자가 출발하는 방식이다. 여자 싱글, 남자 싱글, 더블 순으로 트랙을 돌고 세 팀의 기록을 합산한다. 계주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건 지난 소치 올림픽 때다.
1인승은 이틀간 4번의 경기를 치러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고 2인승은 하루에 2번 경기를 치른 후 기록을 더한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대회 초반인 9일부터 15일까지 경기가 펼쳐진다. 금빛 소식은 11일(남자 싱글), 13일(여자 싱글), 14일(더블), 15일(팀 계주)에 전해지게 된다.

◆한국 선수의 메달 가능성은?

한국 루지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지난해 2월 특별귀화한 독일 출신의 아일렌 크리스티나 프리쉬(28위)다. 객관적으로 볼 때 세계 수준과 차이가 있다.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종목에서 우리가 메달을 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루지는 스타트 대시가 없어 조종 기술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어릴 때부터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 유리하다. 유럽 루지 선수들은 대체로 10세를 전후해 루지를 시작한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이 없어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위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메달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야 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최근 분위기는 좋다. 지난해 12월 열린 루지월드컵 3차 대회에서 성은령·임남규·박진용·조정명이 출전한 계주 팀이 사상 최초로 8위에 올랐다.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이 선수, 주목하자…3연패 노리는 로흐부터 6번째 올림픽 맞는 케샤반까지

독일의 펠릭스 로흐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역대 최연소인 만 20세의 나이로 남자 싱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소치에서는 남자 싱글과 팀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루지 최고 속도 기록도 그가 갖고 있다.

로흐의 3연패를 막을 후보로는 러시아의 로만 레필로프와 오스트리아의 볼프강 킨들이 꼽힌다.

6번째 올림픽을 맞이하는 인도의 시바 케샤반도 관심을 끈다. 케샤반은 만 16세이던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 루지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과 인도인 최초 출전 기록을 동시에 작성했다. 이후 솔트레이크시티와 토리노, 밴쿠버, 소치에 이어 평창에까지 오게 됐다.

한국인들에게는 독일 출신의 프리쉬가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다. 독일에서 귀화한 프리쉬는 세계 주니어선수권 2관왕에 올랐던 기대주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대표팀 승선에 실패한 뒤 은퇴했지만 귀화선수를 찾던 한국 루지 대표팀과 재도전을 선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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