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아이스하키가 '단일팀' 후보…"선수 피해 없어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피겨 단일팀' 구성을 북한에 제안한 것에 이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성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3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신년 다짐식에 참석해 "단일팀 구성 등을 예단하기에는 빠른 감이 있지만, 북한팀이 온다면 협의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단일팀 문제는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먼저 운을 뗐다.

최 지사는 지난달 18일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 2017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앞두고 4·25 체육위원회 체육원장(차관급)인 문웅 실무 총단장 등 북한 측 체육관계자들과 만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제안하면서 '피겨 단일팀'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낸다면 유일하게 출전권을 따냈던 피겨 페어와 쇼트트랙, 크로스컨트리, 여자 아이스하키 등으로 한정된다.

이런 가운데 피겨 팀이벤트와 여자 아이스하키에 대해 최문순 지사와 이기흥 체육회장이 단일팀 구성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 피겨는 평창올림픽에서 남녀싱글과 아이스댄스에서 출전권을 따냈지만 아쉽게 페어 종목에서는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북한은 렴대옥-김주식 페어 조가 평창행 티켓을 확보했지만 올림픽 참가를 포기하면서 차순위인 일본에 티켓이 넘어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독려하면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로 렴대옥-김주식 조를 출전시키는 방안을 마련한 상태다.

최문순 지사는 페어의 렴대옥-김주식 조를 한국 남녀싱글과 아이스댄스 선수들과 섞어 단일팀을 꾸려 팀이벤트에 나서게 하자는 구상을 북한에 전달했다.
한국은 페어 종목 출전권이 없지만 단체전 추가 쿼터(10장)를 활용해 페어팀을 개인전과 팀이벤트에 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단일팀이 꾸려지면 한국의 페어 조가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하는 아쉬운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다.

여자 아이스하키도 비슷하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평창올림픽 본선(8개팀)에 나서지만 북한은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단일팀이 성사되면 척박한 환경에서 올림픽만을 겨냥해 땀을 흘려온 선수 일부가 '평창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우리나라 피겨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난제를 발생한다.

더구나 여자 아이스하키는 팀 스포츠인 만큼 조직력도 중요한데 대회 개막이 30여 일 남은 상황에서 단일팀을 구상한다는 것 자체가 시기적으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IOC와 협의해서 그동안 노력한 선수들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단일팀을 꾸리는 방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지만, IOC가 단일팀 구성방안에도 특혜를 베풀지는 불투명하다.

빙상계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 등 뜻은 좋지만 순수한 스포츠에 정치 논리를 주입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선수들의 궁극적인 꿈인데 이를 빼앗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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