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의 마지막 날', '프루스트의 독서' 나란히 출간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작품 세계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출판사 마음산책의 마음산문고 세 번째 시리즈인 ‘문학과 삶 문고’다.

‘문학과 삶 문고’는 두 사람에 대한 책이다. 주인공은 20세 이전에 거대한 문학 세계를 완성하고 이후의 삶을 방랑으로 채우다 37세에 사망한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 38세부터 집안에 틀어박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는 데 마지막 숨까지 쏟아부은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다. 천재성과 비범함 때문에 쉽게 다가서기 어려웠던 랭보와 프루스트의 소박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담았다.

첫 번째 책 《랭보의 마지막 날》은 랭보의 막내동생 이자벨 랭보가 시인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한 산문과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엮었다. 절친한 시인 폴 베를렌과 우발적인 총격 다툼이 있은 뒤 랭보는 문학을 버리고 방랑을 떠난다. 중동, 아프리카 등지를 정처없이 떠돌던 1891년 2월, 그는 오른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유럽으로 돌아와 진료를 받지만 결국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이자벨은 죽기 직전 랭보의 마지막 모습을 글로 묘사했다. 절단한 다리 부분의 고통을 호소하고, 더는 일하지 못할 미래를 생각하며 울고, 동생을 끌어안으며 ‘나를 버리지 말아라, 떠나면 목을 매 자살하겠다’고 애원하는 모습 등 그의 생애 마지막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죽기 전날까지도 이국으로 떠날 배편을 부탁하는 장면은 애절하다. 문학적으로 이른 완성을 맛본 그가 자기 밖의 이상향을 끝없이 동경하며 헤맸던 것이다.

다른 한 권인 《프루스트의 독서》는 대표작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쓰기 위해 자신의 작품 세계 속으로 침잠하기 전의 프루스트를 알 수 있는 세 편의 산문을 모았다. 첫 번째 산문인 ‘독서에 관하여’에서 그는 무조건적인 독서 예찬을 펼친다. 그에게 독서는 종교에 가깝다. 밥을 먹으라고 하는 것도, 밥먹는 도중 서빙하는 직원이 ‘맛있게 드세요’라고 하는 말에 대꾸하는 바람에 책에서 눈을 떼야 하는 것도 싫을 정도다. 셰익스피어 작품에 등장하는 대사 ‘가장 행복한 젊은이는 책을 덮고 앉아서 죽을 텐데’를 인용하면서 그는 ‘독서는 우리 내면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요, 정신적 삶의 문턱으로 이끄는 안내자’라고 떠받든다.

세 번째 산문은 그가 동시대 작가들을 평가한 것을 읽는 재미가 있는 글이다. 생트뵈브에 대한 비판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당시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이 공포와 혐오감을 일으켜 공중도덕을 해친다는 이유로 6편의 시가 삭제되고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고초를 겪을 때 생트뵈브는 그를 위한 증언은 거부한 채 보들레르에게 그의 시를 옹호하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그러나 그 편지가 공개될 거라는 것을 알자 서둘러 돌려줄 것을 요청한 일화도 공개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