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대표 "건물 전체가 소방시설 부실 덩어리"
경찰·소방 합동으로 6일 조사 결과 브리핑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것이 없습니다"
3일 오전 화마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현장을 다시 찾은 유족들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사고가 난 스포츠센터 건물 내부를 살펴본 한 유족은 "인명 피해가 컸던 2층은 비교적 멀쩡했고 모두 탈출했다는 3층은 거의 다 탔더라"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비상구는 3층은 멀쩡했는데 2층은 아예 막혀 있었다"라며 "막혔던 비상구가 화를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 곳곳에는 마지막까지 살려달라고 절규하며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던 희생자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처참했던 건물 내부를 직접 살펴보고 빠져나오는 유족들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있었다.

윤창희 유족대표는 "맨눈으로 보기에는 비상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쌓아 놓은 물건들에 가로막혀 있었다"며 "손잡이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확인할 수 없을 정도니 어떻게 탈출할 수 있었겠느냐"고 가슴 아파했다.

그는 "사실상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라고 부실한 건물 소방시설을 지적했다.

희생자 유족 17명과 이근규 제천시장 등 시 관계자 5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스포츠센터 건물을 찾오 모든 층을 둘러봤다.

이번 현장 참관은 건물 내부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유족들의 요청을 경찰이 받아들여 이뤄졌다.
유족들의 현장 참관은 지난달 23일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인원이 많아 현장 참관은 2개 조로 나눠 이뤄졌다.

윤 대표는 "1차 참관 때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제약 많았다"며 "제대로 살펴 보지 못한 부분을 확인하러 다시 왔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1층 천장 부분을 꼼꼼히 확인했다.

이후 계단으로 올라가 인명 피해가 제일 컸던 2층 여자 목욕탕 내부도 집중적으로 둘러봤다.

건물 뒤편에 있는 비상계단과 건물 증축이 이뤄진 8∼9층도 점검했다.

윤 대표는 "오는 6일 경찰과 소방, 합동조사단, 보험회사 등 4개 기관과 함께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브리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께 이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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