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까지 남은 짧은기간 감안…장기단절 남북대화 동력회복 포석도

정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안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일주일 뒤인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오전 9시30분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지 불과 28시간여 만이다.

전날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직후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평가하는 회의를 열었고 정부의 대응논평도 통일부가 아닌 청와대가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당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히고 이를 위한 남북관계 만남을 제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가 지난 뒤인 2일 새해 들어 처음으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남북대화를 신속히 복원하고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실현할 수 있는 후속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통일부와 문화관광체육부에 지시했다.

이어 한나절도 되지 않아 조 장관의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제의가 곧바로 나왔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대응한 셈이다.

이런 신속한 대응은 무엇보다 평창올림픽까지 이제 4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을 참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모색한다는 정부의 구상에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핵심 변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의 용의가 있다며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까지 밝힌 만큼 정부로서는 더 늦출 이유가 없는 셈이다.
조 장관도 이날 회담제의 회견에서 "동계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을 고려해 1월 9일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이미 (회담제의에) 준비가 돼 있었고 평창올림픽까지 40일도 남지 않아 북한 선수단의 참가나 이 기간의 안전확보 문제 등을 논의하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랫동안 끊어져 있던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이번에는 살려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남북대화가 지속해온 상황이라면 회담이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거쳐 열릴 수 있지만, 대화가 장기간 단절된 만큼 회담의 의제와 격 등에 합의를 이뤄 실제로 본격 회담이 열리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