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트폴리오' 전략
미국·유럽 해외투자에도 적극… 국내 기업 중 타법인 출자 1위
AI·하드웨어·로봇 연속 투자

카카오 '한방' 전략
다음 합병·로엔엔터 인수 등 빅딜 통해 회사 규모 키워
내달 10억달러 조달 주목
지난 한 해 투자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는 해외에서 활발한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네이버는 3조원에 이르는 풍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소규모로 지분 투자를 하는 ‘포트폴리오식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카카오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대형 인수합병(M&A)과 같은 ‘빅딜’을 예고하고 있다.

◆네이버 해외기술 기업 분산 투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일성으로 “향후 5년간 기술과 콘텐츠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인터넷 회사에서 글로벌 기술 플랫폼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해 네이버가 투자한 회사는 인공지능(AI)과 신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1000억원가량을 들여 인수한 AI 전문 연구소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현 네이버랩스 유럽)을 비롯해 음성 인식으로 유명한 미국의 사운드하운드 등에 투자했다. 금액은 XRCE를 제외하면 대부분 수억~수십억원 선이다.

투자 대상도 전 세계로 넓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이노비즈테크놀로지(이스라엘)와 드비알레(프랑스), 애피어홀딩스(대만) 등 해외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글로벌 투자업체’로 부상했다. 이해진 창업자가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아 프랑스 미국 등지에 체류하며 투자 대상을 직접 발굴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투자도 적극적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물류 서비스 회사 메쉬코리아에 투자해 음성 인식 스피커로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네이버의 타법인 출자 현황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13개로, 국내 500대 기업 중 가장 많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올해도 AI 등 전문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대규모 투자 유치 ‘빅딜’

카카오는 지난해 투자와 함께 자금 유치에도 힘을 기울였다. 럭스로보, 스켈터랩스, 토룩 등 AI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중소 사업자를 위한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 등 다양한 기업에 투자했다. AI 플랫폼 ‘카카오아이(i)’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이 많았다.

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도 잇따랐다. 지난해 2월에는 카카오페이 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자받았고, 7월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TPG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는 올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예고했다. 내달까지 해외주식예탁증권(GDR)을 발행해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법으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키로 했다. 카카오는 해외 시장에서 대규모 M&A를 하는 데 이 자금을 쓸 계획이다. 카카오는 2014년 국내 2위 포털 다음과 합병한 데 이어 2016년 국내 1위 음원 사업자 로엔을 인수하는 등 ‘빅딜’을 통해 회사의 몸집을 단숨에 키운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전략을 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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