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의 박용만 회장은 1일 "한국 기업규제의 벽이 선진국은 물론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보다도 높다"며 국회가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박 회장은 출입기자단 신년인터뷰를 열고 "중국에서 가능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다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법을 바꿔달라고 그렇게 (국회를) 찾아갔어도 점점 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입법부가 협조를 안 해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새 정부의 노동·조세 정책과 관련해 박 회장은 "어려운 기업들을 고려해 형편에 따른 탄력적 적용이나 사안에 따른 완급 조절은 분명히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평가와 당부는.

기업인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다. 이제 불확실성이 거의 걷혀가고 있다. 공정경쟁, 소득 주도 성장, 혁신성장, 사람 중심 등의 정책 방향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정책 방향이 실제로 운용에 들어가면 난관이 있을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찬반 논쟁이 있지만 단순히 논쟁 수준을 넘어서 이해관계자들의 충돌과 갈등이 계속될 것 같아서 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노동정책, 조세정책 등을 보면 국가운영에서 필요한 조치이고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나온 조치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기업들이) 그것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려운 기업들을 고려해 형편에 따른 탄력적 적용이나 사안에 따른 완급조정 등은 분명히 해주셔야 한다.

▶새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는

원칙과 현실의 문제를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저임금 문제의 경우 정말 소득이 낮은 곳을 확인해서 그쪽으로 혜택이 많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이 4% 정도 되는데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르니 중소기업은 정말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이런 문제는 국회에서 입법이 돼야 해결되는데, 지난해 국회를 다섯 번이나 찾아가는 등 발이 아플 정도로 많이 다녔음에도 우리의 호소에 반응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허망한 게 사실이다.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속절없이 시간 가는 건 정말 안타깝다.

자원, 기반기술, 역량, 체제 등 모든 것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선진국과 경쟁할 때 유일한 경쟁우위는 '스피드'였다.

그 장점이 입법부에서 와해된다고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선순위에 둬야 할 규제개혁 대상은.

규제개혁이라는 단어가 너무 오랜 기간 언급됐지만 큰 변화가 없어서 그런지 이제는 둔감해진 것 같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는 늘어나야 하지만 낡은 규제는 정말 이제 없앨 때가 됐다.

그런데 규제를 바꾸는 담당자들이 보호를 받지 못해서 주저하고, 입법부에 가면 논쟁을 거듭하다 안되고 여기서 느끼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른바 '기업인 패싱(Passing)' 논란에 대한 견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기업인 입장에서 내가 듣기 거북한 얘기가 자꾸 나온다고 해서 그걸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올바른 생각이) 아닌 것 같다.

또 어느 정부든지 2년차로 접어들면 성적표로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결국은 경제성적이고, 그 통로는 기업 실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안 오는 것도 단순한 선택의 문제로 생각한다. 기업인 홀대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통령 되자마자 제가 (청와대에) 가서 생맥주 얻어먹지 않았느냐.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서 '홀대론' 논란이 있었는데.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도 그랬는데 국내에서는 (대통령) 순방을 굉장히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거기에 관련돼서 노력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허탈한 이야기다.

홀대라고 한다면 그 홀대를 참아가면서 일을 하고 돌아왔을 때 손뼉 치고 환영을 해야지 비난하면..(되겠는가). 비난을 위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이 상충할 때 상의 역할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옳은 목소리를 낼 때 대접받는다고 생각한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라면 풀어주기 위해 두 집단이 소통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 내 일이지 하나를 선택해서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솔직히 (대한상의는)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전경련이 대기업을 대변하던 만큼은 못하겠다.
또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이해만 갖고 대변하기는 어렵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갈등과 대립의 일상화, 변화 지체 등을 보면 자괴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관행적으로 내려오는 규제, 이해관계자들의 대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국회도 법 바꿔달라고 그렇게 찾아갔어도 갈수록 점점 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서 기업 관련 법인이 1000건 이상 발의됐는데, 그중에 690여건이 규제 법안이다. 지금도 규제가 많다고 하는데 700건 가까이 보태야 할 규제가 무엇이냐. 진짜 거꾸로 가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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