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 2018년 무술년(戊戌年) 대한민국 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관통할 핵심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워라밸 열풍은 단순히 ‘일과 삶의 균형’ 정도로만 해석하기에는 입체감이 부족해 보인다.

궁극적 목표가 구성원 모두의 ‘행복’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대다수 덴마크인의 ‘휘게 라이프(hygge life)’와 더 가까워 보인다. 토마스 리만 주한 덴마크 대사(52·사진)는 “휘게는 사회적 모임(social gathering), 즉 친목모임”이라며 “따뜻하고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그 속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리만 대사는 “외교관은 특수한 업무라 일반 덴마크인보다 근무시간이 긴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한 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이것이 휘게적 삶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덴마크는 세계에서 양초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며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으로 조성되는 분위기를 선호한다”며 “일부 사무 공간을 제외하면 일반 가정에서는 결코 천장에 형광등을 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양초를 켜는 분위기를 좋아하고 그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안정과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가족,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중요한 것이 휘게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리만 대사는 덴마크인에게 휘게적 삶이 가능한 이유로 강력한 복지제도를 꼽았다. “덴마크에는 육아, 의료, 실업, 노인 문제 등에 강력한 사회안전망이 구축돼 있어 근심 대신 행복하게 휘게를 즐길 수 있는 기본적 심리 상태가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이 한국보다 짧은 것도 좋은 조건이라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덴마크의 사회적 모델, 복지제도, 사회 구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휘게적 삶을 추구할 만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한경머니 기자 hoh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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