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회사 자구안 노조가 거부
12월 전직원 월급도 못줘

부도 위기에 몰린 금호타이어의 노동조합이 29일 파업하고 상경 투쟁을 벌인다. 오후 2시에는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고, 4시에는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다.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는 게 노조 요구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총고용 보장 △해외매각 금지 △채무의 출자전환 등을 담은 청원을 이날 청와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노조는 “위기 원인은 경영진과 채권단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 3분기까지 매출 2조1366억원에 영업손실 509억원, 순손실 599억원을 냈다. 채권단은 올해 말 만기였던 1조3000억원대의 차입금 상환을 1개월 연장해줬다. 금호타이어의 자구 노력을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는 뜻이다. 금호타이어는 차입금과 별도로 연말 자재 대금과 급여 등을 위해 채권단에서 신규로 자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노조가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아 자금 수혈에 실패했고, 결국 생산직을 포함한 전 임직원에게 이달 월급도 못 주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자구안은 △생산성 향상 △임금 삭감 △일부 복리후생 폐지 등이다. 전 구성원이 먼저 비용 절감 노력을 보여 채권단의 신뢰를 확보해야 법정관리나 부도로 일자리가 아예 사라지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주장대로 경영진에게도 실적 악화의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마다 파업을 반복해온 노조도 회사 경쟁력 악화의 책임을 피할 순 없다. 라이벌 한국타이어의 성장 뒤에는 55년 무파업을 이어온 협력적 노사관계가 있다.

4년간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끝낸 2014년 12월23일에도 파업을 결의한 금호타이어 노조다. 이듬해인 2015년엔 39일간 파업으로 15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을 발생시켰다. 그런 노조가 회사가 사라질지도 모를 판에 “우리는 아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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