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위안 들여 2035년 완공
상하이·허페이·청두 '유치전' 치열
중국 정부가 세계 처음으로 실험용 핵융합발전소 건설에 나선다. 핵융합발전은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같아 ‘인공 태양’으로도 불린다. 원자력·태양광·풍력발전을 뛰어넘는 최적의 에너지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000억위안(약 16조4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의 실험용 핵융합발전소를 세우기로 하고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2~3년의 설계 작업을 거쳐 2021년 공사를 시작한 뒤 2035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발전소를 유치하기 위해 상하이와 안후이성 허페이, 쓰촨성 청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핵융합발전은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상에서 일으켜 전기에너지를 얻는 기술이다. 바닷물에 풍부하게 함유된 중수소와 리튬에서 얻는 삼중수소를 원료로 사용한다.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율성도 다른 에너지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력발전이 300만t의 석탄을 이용해 만드는 에너지를 100㎏의 중수소와 3t의 리튬만으로 생산할 수 있다. 핵융합 연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욕조 2분의 1 분량의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는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하나에 들어가는 리튬양만으로 한 사람이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발생된 방사성 폐기물은 중저준위 폐기물로 짧게는 10년, 길어도 100년 이내에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 원자력발전처럼 장기적인 폐기물 처리시설이 필요하지 않다. 연료 공급이 중단되면 1~2초 안에 운전이 자동 정지돼 발전소 폭발이나 방사능 누출 위험도 거의 없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핵융합 연구에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과학원은 지난 7월 허페이에 있는 토카막(tokamak) 시설에서 태양의 핵심보다 열 배 높은 온도의 플라즈마를 만들어 101.2초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작년에 세운 세계기록인 72초를 뛰어넘은 것이다. 토카막은 핵융합 때 물질의 제4상태인 플라즈마 상태로 변하는 핵융합발전용 연료기체를 담아두는 용기다.

중국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인도, 한국과 공동으로 핵융합 에너지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국제협력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레이옌 베이징대 물리학과 교수는 “핵융합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발전소가 20년 안에 실제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