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분석해 기소 여부 결정"…내년에 기소 방침

구치소 방문조사를 거부하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다시 조사를 시도하지 않고 기존 증거자료 검토를 토대로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검찰 관계자는 27일 "분명한 입장을 직접 확인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직접 조사 시도는 현실적으로 실익이 적다고 생각한다"며 "법 절차에 따라 혐의와 증거를 분석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26일 오전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에 관한 직접 조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30∼40분간 면담에만 응하고 조사에는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수사팀은 발길을 돌렸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상황에서 조사에 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며 "법치국가에서 진술을 물리적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보강 수사해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 없이 내년 초 기소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이므로 세밀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내에 기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국정원 특활비가 청와대로 넘어간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만큼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지 않아도 기소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으리라는 관측이 많다.

이미 구속기소 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에 특활비를 건넨 사실관계를 밝혔고, 핵심 측근이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이 자금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너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입을 열지 않음에 따라 특활비의 사용처까지 규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특검·검찰 수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의상·시술비 등으로 적지 않은 돈이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통해 지출된 정황이 드러난 터라 이번 수사가 본격화된 후 상납금을 품위 유지비 등에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이에 검찰은 최순실씨 조사도 시도했으나 최씨는 검찰 수사에 강한 불신을 표현하며 거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에 대한 추가조사에 관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비슷한 상황으로 생각한다"며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사용처가 뇌물수수의 핵심 구성요건은 아니지만, 죄질과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사실이고, 우리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꾸준히 보고 있다"며 "기소할 즈음 파악한 상황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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