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취업시장 10대 뉴스

< “내 일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 연이은 취업난에 올해도 청년들은 일자리 채용박람회를 찾아 다녀야만 했다. 지난달 초에 열린 삼성전자 계열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한경DB

올해 청년층 고용지표는 우울했다. 지난 11월 청년실업률은 9.2%로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정부가 공무원 추가 선발,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등을 통해 일자리 확대 정책을 폈지만 취업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민간에선 글로벌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올 한 해 국내 채용시장 흐름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1) 블라인드 채용 도입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22일 공무원, 공공부문 채용 시 이력서에 학력, 출신지 등을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올 7월부터 9월까지 정부 산하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까지 모든 공공기관이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직원을 뽑았다. 민간기업도 면접 등에 부분적으로 이 채용방식을 도입했다. 제한된 지원자 정보로 서류전형이 불가능해지면서 필기시험 비중이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2) 공공기관 합동 채용

올 하반기 공공기관들은 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보건의료 등 15개 그룹으로 나눠 합동채용을 시행했다. 같은 그룹의 필기시험 날짜를 통일해 입사 경쟁률을 낮추고 중복 합격으로 인한 이탈자를 방지하려는 의도였다. 합동채용 효과로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의 지원 경쟁률은 낮아졌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기업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3) 공무원 1만75명 추가 채용

문재인 정부는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하반기에 공무원 1만75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구체적으로 중앙정부는 경찰관, 부사관, 군무원, 근로감독관, 집배원, 인천공항 제2터미널 직원 등 2575명을 뽑았으며 지방정부도 사회복지사, 소방관, 교사, 가축방역관, 재난안전 인력 등 현장인력을 채용했다.

(4) 우리은행 등 채용청탁 논란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이 지난해 신입사원을 공채하면서 국가정보원 직원과 주요 고객의 자녀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부는 채용비리 조사를 은행권과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했다. 이런 영향으로 공공기관들은 하반기 채용 면접에서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면접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5) 막내린 사법고시

법무부는 11월7일 마지막 사법시험인 59회 사법고시 최종합격자 5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로써 1950년 고등고시 사법과로 시작해 70년 동안 법조인 양성의 큰 축을 담당한 사법고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사시가 끝나면서 다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회 87%였던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올해는 51%로 뚝 떨어지면서 ‘로스쿨 낭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 반도체기업 채용 확대

반도체 슈퍼 호황으로 올해 괄목할 만한 경영실적을 거둔 삼성전자가 상·하반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인력을 채용했다. SK하이닉스도 올 들어서만 네 차례 신입사원을 뽑았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중견·중소 우수 반도체 기업의 인재 확보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반도체 우수 기업 로드쇼’를 열기도 했다.

(7) 초등 임용교사 정원 축소

8월 초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8년 공립 초등학교 임용시험’에 대한 정원 축소를 발표하자 전국의 교대생이 반발하고 나섰다. 임용시험을 불과 석 달 앞두고서였다. 교대생들의 반발에 교육당국이 자구책을 마련해 당초 발표한 숫자보다 767명 늘렸지만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8) 'SNS 채용설명회' 확산

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대졸 공채를 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3월7일부터 9일까지 연 온라인 채용설명회에는 무려 10만 명 가까운 구직자가 몰렸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하반기 공채 때 더욱 확산됐다. SK이노베이션 기아자동차 롯데그룹 포스코 등이 온라인 채용설명회 대열에 동참하면서 많은 구직자에게 더 많은 취업정보를 제공했다.

(9) 디지털 인재 확보 전쟁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디지털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특히 대부분 금융회사와 게임사들은 채용공고란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야 전공·경력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했다. 삼성SDS, LG CNS 등 주요 시스템통합(SI) 기업들도 4차 산업 인재 채용에 적극적이었다.

(10) 일본 등 해외취업 열풍

3월24일 서울 코엑스에서 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린 ‘일본취업 전략 설명회’에는 500명에 가까운 구직자가 몰렸다. 무협은 6월에 일본 기업을 직접 초청해 면접을 주선하기도 했다. KOTRA는 일본 기업뿐 아니라 미국 호주 독일 등 선진국 기업에 입사하는 방법을 공개하는 글로벌 취업박람회를 상·하반기 두 차례 열었다. 좁아진 국내 채용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시도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 올해 취업시장 신조어
▷니트(NEET) 증후군

‘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의 앞글자를 딴 말. 취업 경쟁에 환멸을 느끼거나 사회 진출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취업을 아예 포기하는 현상을 뜻한다.

▷공취생

민간기업의 채용인원이 줄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일반 기업과 공무원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호모 고시오패스

오랜 공무원 시험(고시)준비로 극도로 예민해진 성격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에 빗댄 말이다.

▷비계인

정규직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비정규직, 계약직, 인턴 등을 반복하는 취업준비생을 말한다.

▷갓(GOD)수

생활비 걱정 없이 취업 준비에만 올인할 수 있는 취업준비생. 신이 내린 백수라는 의미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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