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4일 “탄저균 테러에 대비한 치료 목적으로 탄저백신 110명분을 구입해 국군 모 병원에 보관 중”이라며 “탄저백신의 국내 임상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부작용 등을 우려해 예방접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경호처가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들을 위해 비밀리에 탄저백신을 들여와 예방주사까지 맞았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청와대가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 이슈화로 탄저균 대비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탄저백신은 예방효과도 있으나 탄저에 감염시 항바이러스제와 병행해 사용하면 치료효과가 2~3배 증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경호실에서 2016년 초 해외로부터 탄저백신 도입을 추진했고 2017년도 예산에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탄저백신 도입사업은 이전 정부부터 추진됐다는 설명이다.

박 대변인은 “새 정부 들어서 경호처는 올해 7월 식약처에 공문을 발송해 탄저백신 구매를 의뢰했으며 수입승인을 받아 11월2일 탄저백신 110명분을 국군 모 병원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에서 생물테러 대응요원 예방 및 국민 치료 목적으로 탄저백신 1000명분 도입을 완료해서 모처에서 보관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경호처가 대통령과 근무자만을 위한 탄저테러 치료제 구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처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치명률이 높고 사회경제적인 영향력이 크나 국내에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해외도입이 불가피한 약품을 구매하여 유사시에 대비하고자 한다”며 미국산 탄저백신인 ‘이머전트’ 500도즈의 구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쓰인 구매 목적은 ‘탄저테러시 VIP 및 근무자 치료용’으로 돼 있다. 여기서 VIP는 문 대통령을 말한다. 청와대는 1명당 탄저 백신 3도즈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500도즈는 500명 용이 아니라 110명분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사실이 다시 일부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북한의 탄저균 테러 위험성이 일각에서 대두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과 청와대 근무자 500명이 탄저백신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청와대는 “모 언론매체는 관련 내용을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극히 소극적이었으며 반론조차 받지 않았다”며 “해당 매체에 대해서는 가능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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