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울고 계셨습니다"… 페이스북에 사진·글 올려
"재난을 홍보 활용 부적절" 지적 '행사 기획' 탁현민 동행도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충북 제천 화재 현장 방문 소식을 전하는 청와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화재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제천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저녁 청와대는 페이스북 등 공식 SNS에 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제천 방문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살 수 있었던 거 아닌가요”라는 유가족의 멘트가 실렸고, “문재인 대통령은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유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범정부 차원의 대책과 사고 수습을 약속했습니다”고 적혀 있다.

다음날인 23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제천 방문 사진과 글을 게시했다. 박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분명 울고 계셨습니다. 유가족의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며 차 안에서 또 울먹이십니다”고 썼다.
평소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청와대지만, 이번 일을 홍보에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사태부터 영흥 낚싯배 사고, 제천 화재까지 후진국형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 데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이들 사고 모두 목숨을 구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매뉴얼과 시스템 미비로 참사가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한 것뿐이다. 하지만 이조차 청와대가 SNS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문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전임 대통령과의 차별성만을 부각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게다가 문 대통령의 제천 방문 땐 청와대에서 ‘행사 기획’을 총괄하는 탁현민 선임행정관도 동행했다.

논란이 되자 박 대변인은 “개인 계정을 통한 사적 의견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처하는 게 한두 번입니까”,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죽여 놓고 오면 뭘 합니까”라고 문 대통령에게 대놓고 말한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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