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이번주 사실상 심리가 마무리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7일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전직 임원 4명의 피고인 신문과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지난 9월 28일 항소심 첫 절차가 열린 지 90일 만이다.

이날 재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에도 나오지 않는 만큼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는 시간이 모자랄 경우 다음날인 28일 재판을 열어 모든 심리 절차를 마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심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 부회장 측은 마지막까지 1심 뇌물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된 '부정한 청탁', '경영권 승계 현안'의 유무 등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특검이 몇 년을 구형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1심에서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그동안 '학사비리', '비선진료' 등 국정농단 항소심 사건에서 피고인들에게 1심과 같은 형량을 구형한 만큼 이 부회장에게도 1심과 같은 구형량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영수 특검이 1심과 마찬가지로 직접 재판에 나올지도 주목된다. 박 특검은 1심 결심공판에 나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 제공도 유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 공소장을 변경해 지난달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에 '직접 뇌물' 성격을 추가했다. 당초 재단 출연금에 대해 제3자 뇌물수수에 대응하는 뇌물공여 혐의로만 기소했지만 재단 출연금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받은 단순 뇌물로 상정해 다시 법원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측은 1심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등 '개별현안'에 대한 '명시적 청탁'은 없었다고 보면서도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다며 유죄로 판단한 것은 법리적 오해라는 입장이다.

또 1심이 선고한 징역 5년의 형량이 너무 높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최후진술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억울함을 호소할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1심 결심공판에서 직접 최후진술 내용을 노트에 적어와 읽으며 사익 추구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국민연금에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제가 아무리 못난 놈이라도 서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그런 욕심을 내겠습니까"라며 "너무나 심한 오해이고 너무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이번 주 내 항소심 심리가 마무리되면 선고는 내년 1월 말께 내려질 전망이다. 통상 선고기일은 결심공판 2∼3주 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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