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여고생을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나주 드들강 살인사건'의 범인이 16년 만에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감신 대법관)는 22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4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드들강 여고생 살인'은 2001년 2월 전라남도 나주 드들강 유역에서 여고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 물에 잠겨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시신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액을 발견했지만, DNA가 일치하는 용의자를 찾지 못했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DNA의 주인은 10년이 지난 2012년에서야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다른 강도살인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복역 중인 김씨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김씨는 여고생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2014년 그가 살인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DNA라는 강력한 증거를 두고도 김씨를 무혐의 처분한 수사 결과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이른바 '태완이법'이 2015년 시행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무기수 김씨의 교도소를 압수수색해 그의 사건 당일 알리바이 위장용 사진, 수사·재판에 대비해 다른 재소자와 문답 예행연습을 한 흔적 등을 확보했다.

또 여고생의 일기장 등에서 확인한 당시 건강 상태와 사망 당시 모습, 김씨와 만나게 된 인터넷 채팅 사이트 접속 기록 등 자료를 토대로 사건 발생 15년 만인 지난해 8월 김씨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올해 1월 1심은 "김씨를 사회에서 반영구적으로 격리하는 한편 피해자와 유족에게 참회하고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난 8월 열린 2심도 1심의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태완이법 시행으로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된 뒤 유죄가 선고된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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