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남방정책 '박차'…"국가 경제 기여"
정기인사 조만간 단행…폭 크지 않을 듯

경영비리 관련 1심 재판에서 법정 구속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뉴 롯데'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3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검찰 수사 때문에 무산됐던 호텔롯데 상장을 가까운 시일 내에 재추진할 방침이다.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이자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완성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가진 호텔롯데를 상장할 경우 국내 일반 주주의 지분율이 40%대로 높아지면서 롯데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일본 기업'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에게 실형이 내려졌다면 호텔롯데의 상장은 요원해졌을 것"이라며 "다행히 실형을 피한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철권통치하던 시절 주요 그룹 중 가장 복잡하고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롯데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노력해왔다.

그 결과 지난 10월 롯데의 유통·식품 부문 42개 계열사을 편입한 롯데지주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자신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아직 '반쪽 지주사'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50개에 달하는 화학·관광 부문 계열사들이 지주사 체제로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대부분 호텔롯데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화학·관광 부문 계열사들에 대한 분할·합병 절차를 거친 뒤 호텔롯데를 상장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중 롯데가 호텔롯데의 재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단 내년 4월이 돼야 롯데지주의 체제가 완성되기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은 그 이후부터 추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최근 롯데가 공을 들이는 남방정책도 '뉴 롯데' 구축을 위해 신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그동안 '내수기업'이란 오명에 시달렸던 롯데는 신 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롯데는 최근 또다른 화학 계열사인 롯데첨단소재가 최근 인도네시아 합성수지(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생산 업체인 'PT 아르베 스티린도' 및 'PT ABS 인더스트리'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현지에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롯데는 동남아를 위시한 해외사업 확대가 성장률 정체에 빠진 국내 시장의 약점을 보완하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신 회장에 대한 재판 일정이 일단락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그룹의 정기인사도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재판 일정 등으로 흐트러졌던 분위기를 다잡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해서다.

롯데 관계자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늦춰졌던 인사를 조만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사 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흐트러졌던 분위기를 다잡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