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1년 만에 최대폭의 감세를 확정했으나 벌써 투자은행 사이에선 회의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대규모 감세가 장기 성장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한 데다 오히려 나중엔 기업의 실효 세율 부담을 높일 것이란 관측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미셸 마이어는 21일(이하 현지시간) CNBC 방송에 나와 전날 미 의회를 최종 통과한 감세법을 놓고 이같이 전망했다.

공화당이 주도한 감세법은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했으며, 향후 10년간 1조5천억 달러(약 1천630조 원)의 감세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어는 감세법에 따라 향후 2년간 경제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감세법이 장기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마이어는 지적했다.

그는 "우리를 저성장에서 빠져나오게 해줄 경제적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겠느냐"면서 "법으로 되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감세법은 기업들에 신규 투자를 허용했다가 5년이 지나면 이를 단계적으로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기업이 부담하는 실효 세율은 더 높아진다고 마이어는 지적했다.

헤지펀드 대부인 레이 달리오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21일 블로그에 올린 '세제 개편은 필요를 채워주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에서 "감세법이 단기 경제를 미세하게 부양해 장기적으로도 일부 긍정적 효과를 내겠지만 미국 경제에서 투자와 생산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해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을 필두로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 감세 정책에 골몰하고 있지만 반대로 신중론으로 돌아선 국가도 잇따르고 있다.

아일랜드 재무장관 파스칼 도노후은 22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세금을 인상하거나 감세를 철회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감세 여파로 자칫 정부 지출이 늘고, 경기가 과열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는 "정부 예산의 재원이 발생한다고 해서 이를 모두 지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면서 "아일랜드 경제의 장기적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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