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가계금융·복지조사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사상 처음 120% 넘어서
지난해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처음으로 120%를 넘었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자산과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빨라서다. 소득분배도 나빠졌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2016년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전년보다 4.0%포인트 늘어난 121.4%였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1년간 번 돈을 다 모아도 금융회사에 진 빚을 다 갚을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금융부채가 전년 대비 5.9% 늘어난 반면 가처분소득은 2.4% 증가에 그친 결과다.

연령별로는 40대가 133.1%로 가장 높았고 30세 미만은 79.6%로 가장 낮았다. 전체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은 가처분소득의 25%였다. 쓸 수 있는 돈의 25%가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들어간다는 얘기다. 다만 이 비율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년보다 1.6%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3월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8164만원, 부채는 7022만원이었다. 가구당 부채가 7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분배지표는 지난해 일제히 나빠졌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57로 전년보다 0.003 상승했다. 지니계수가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한다.

통계청은 이번 발표에서 공식 소득분배지표를 ‘가계동향조사’에서 ‘가계동향·복지조사’로 변경했다. 가계동향조사는 고소득층의 소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소득분배 현실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그 결과 지니계수는 2016년 0.304(가계동향조사)에서 0.357(가계동향·복지조사)로 치솟았다. 소득불평등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6번째에서 6번째로 악화됐다.

상위 20% 소득의 평균값을 하위 20% 소득의 평균값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7.06배로 전년보다 0.05배 상승했다. 중위소득 50% 이하에 속한 인구를 전체 인구수로 나눈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도 전년보다 0.1%포인트 오른 17.9%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경기 부진과 구조조정, 노인 비율 확대로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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