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받고 피의자 풀어줬다' 논란

민 후보자 "기억에 없다" 했지만
당시 동료판사 "청탁 보석은 사실"
법원 "유사한 기록 1건 발견"

민유숙 대법관 후보자(52·사법연수원 18기)가 광주지방법원 판사로 재직 시 변호사의 청탁을 받고 교통사고 가해자를 보석으로 풀어줬다는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 후보자는 지난 20일 국회 청문회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기억에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자 당시 광주지법에서 민 후보자의 선임판사로 함께 근무한 방희선 변호사(62·사법연수원 13기)가 ‘주 의원의 의혹 제기는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1992~1996년 광주지법 판사였던 방 변호사는 “민 후보자가 청탁을 받고 보석을 결정한 사실은 분명하다”고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조했다. 당시 자신이 해당 사건의 담당판사였으며, 개인 사정으로 법원을 잠시 비운 사이 민 후보자가 사건을 맡아 보석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내가 직접 겪은 일”이라며 “민 후보자에게 청탁한 강모 변호사가 나를 찾아와 청탁을 시인하고 잘못을 구했던 기억이 생생히 난다”고도 했다. 방 변호사는 “직무에 복귀한 뒤 이런 사실을 알고 보석 결정을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 보석 취소 결정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문 일이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서 법원 관계자가 “보석사건 기록부를 확인한 결과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보석신청이 없었다”고 해명한 것도 검증이 필요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추가 확인 결과 비슷한 시기에 보석결정이 된 사건 기록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방 변호사가 언급한 강모 변호사가 대리한 사건에서 방 변호사가 자리를 비웠고, 보석 결정된 사건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시 보석 결정을 내린 담당판사가 민 판사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보석 결정문 자체가 남은 게 아니라 보석 신청이 들어왔다는 법원내 ‘접수 기록’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보석결정문은 의무 보존 문서가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관한 보고서를 ‘적격’ 의견으로 채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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