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사진·78)이 최후진술에서 병석에 누워 있는 아들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김기춘 전 실장 장남은 2013년 12월 교통사고를 당해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남은 소망은 늙은 아내와 식물인간으로 4년간 병석에 누워 있는 53살 된 제 아들의 손을 다시 한 번 잡아주는 것"이라며 아들을 언급했다.

이어 "못난 남편과 아비를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이 많았다는 말을 건네고 아들에게는 이런 상태로 누워있으면 아버지가 눈을 감을 수 없으니 하루빨리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라 이렇게 당부한 뒤 제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북한과 종북 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도 "제가 가진 생각이 결코 틀린 생각은 아니라고 믿지만, 북한 문제나 종북 세력문제로 인한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이 법정에 선 모든 피고인이 애국심을 갖고 직무를 수행하다 벌어진 일"이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비서실장인 제게 묻고 나머지 수석이나 비서관들에겐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실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23일 열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