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라도 지방은 국지적 약세…양극화 여전할 듯
금리인상·대출·양도세 악재 산적…입주 물량도 부담
경매·꼬마빌딩·재개발 입주권 등 유망 투자처는 다양

서울 도곡동 아파트 밀집 지역. 한경DB

“강남 아파트는 오늘이 제일 싸요.”

서울 압구정동과 대치동, 잠원동 일대 중개업소에 들르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강남 부동산에서 이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올해 연이어 배달된 ‘규제종합선물세트’의 포장을 뜯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택규제와 세금, 대출, 금리 등 집값에 악재로 작용하는 요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집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서울은 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값이 일부 지켜지겠지만 수도권과 지방은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연초부터 쏟아질 입주 물량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 도움 주신 분들=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 센터장,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양지영 R&C연구소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가나다 순)

▶내년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집값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적인 집값 움직임을 전망한다면.

▷박원갑 위원
“전국적으론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체적인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매매시장이 올해만큼 활성화되긴 힘들 것이다.”

▷권일 팀장
“전국적으로 올해보다 낮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본다. ”

▷함영진 센터장
“올해와 비교하면 전방위적 규제의 영향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다. 특히 예고됐던 규제가 대부분 현실화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만 따로 본다면 어떤가.

▷고준석 센터장
“서울은 인구와 인프라가 집중된 곳 아닌가. 여전한 강세를 보일 것이다.”

▷박원갑 위원
“마이너스로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강남과 비(非)강남의 차이가 나지도 않으리라 본다. 전역의 강보합을 예상한다.”

▷권일 팀장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친 재건축 단지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사업 역시 분양까지 연결되면서 상승을 주도할 전망이다. 거래는 평년보다 줄어도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

▷양지영 소장
“서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아파트 공급물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인데 도심회귀 현상 등으로 유입은 커지고 있어 당분간은 국지적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출이 어려운 상태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 같다. 현재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호가 위주로 상승하는 추세가 이를 반증한다.”

▷함영진 센터장
“상승세가 둔화되고 투기수요 역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는 곳들의 경우 입주 대기물량이 많지는 않은 데다 신규 주택공급 방법도 다양하지 않다. 거래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지속적인 상승은 다소 제한적이겠지만 투기수요가 완전히 실종된다거나 마이너스 변동률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이외 수도권과 지방 시장은 어떻게 보나.

▷권일 팀장
“경기 지역의 경우 서울이 인접한 곳은 상승을 이어가겠지만 서울과 멀어질수록 입주물량 등의 원인으로 약보합이 예상된다. 지방권역 역시 대도시 일부를 제외하고 중소도시 등은 최근 2~3년 간 공급이 몰린 곳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다.”

▷함영진 센터장
“수도권과 지방은 거래 부진과 매매시장 하향세로 이미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다. 조선과 철강, 해운 등 중후장대 산업이 경제를 이끌었던 곳들은 지역경제 위축과 공급과잉 우려가 겹쳐 전망이 밝지는 않다.”

▷고준석 센터장
“수도권은 보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 시장에선 약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영남지역의 경우 올해 하락폭이 컸다. 내림세가 두드러졌던 창원은 도심 재건축 등 반등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다.”

▷박원갑 위원
“마찬가지로 수도권 보합, 지방 약세를 예상한다. 지역경제가 침체된 영남은 상승세로 전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양지영 소장
“서울 이외 지역은 그동안의 공급량과 상승세에 따른 리스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가격 하락세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남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단지. 전형진 기자

▶당장 내년 1월부턴 새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4월부턴 양도세 중과도 적용된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높다.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거나 꺾일 수 있는 시기적인 고비를 꼽자면 언제인가.

▷함영진 센터장
“하반기가 아닐까 한다. 하반기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된다. 이 밖에도 양도세 중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된다. 추가 금리인상, 입주물량 증가까지 주택시장에 부담을 줄 재료가 산적한 시기다.”

▷고준석 센터장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는 4월 이후로 본다. 여름 비수기를 거치면서 지방 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양지영 소장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등으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이사철임에도 거래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앞으로 시장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매수 타이밍은 내년과 내후년까지 터무니없이 나오는 급매물 위주로 천천히 기다리는 것이 적절하다. 매도는 올해가 가기 전 서두르는 게 좋다.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다주택자 매물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 매도가 쉽지 않을 것이다.”

▷권일 팀장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단지들은 사업 속도가 느려질 전망이다. 상승은 하겠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이 분양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에 따른 대출규제로 주택 거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언급한 대로 악재가 여러 가지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가장 큰 요인은 어떤 것인가.

▷양지영 소장
“입주 물량 증가와 금리 상승이 가장 큰 변수다.”

▷박원갑 위원
“내년 공급이 많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44만 가구가 입주해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난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입주물량으로 인해 전세가격은 안정될 전망이다.”

▷함영진 센터장
“복합적이다. 역시 입주물량은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또한 자금조달을 어렵게 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고준석 센터장
“대출규제를 꼽을 수 있겠다. 지방은 전세가격와 매매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세입자의 전세보증금만 가지곤 잔금 등을 조달하기 힘들다. 대출이 막히면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에게도 악재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반면 서울은 대출보다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에 따른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철거 공사가 끝난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1단지. 전형진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수요자와 투자자들 모두에게 각광받을 만한 유망한 지역이 있을 텐데.

▷권일 팀장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가 유망하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예정으로 목동 지역 개발 가이드라인이 수립돼 단지 간 선호도 차이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호 단지는 수요 몰리면서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영 소장
“과천이다. 재건축이 탄력을 받고 있고 지식정보타운, 과천~위례선 국가철도망 구축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해서다.”

▷고준석 센터장
“악재의 영향을 다소나마 덜 받을 수 있는 지역은 서울이 꼽힌다. 수도권 일부 지역도 해당된다.”

▶앞으로 더욱 강력한 주택규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투자자들은 이를 피해 어떤 부동산 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가.

▷함영진 센터장
“경매가 아닐까. 집값 조정을 받는 지역은 경매매물 증가로 낙찰가율이 매력적인 수준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일 팀장
“재개발 입주권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에서는 조합원 입주권도 전매금지가 적용된 만큼 준공 이후까지 보고 도심 등 좋은 입지의 입주권을 선별 매입하는 것이 좋겠다.”

▷고준석 센터장
“신축 소형 아파트가 매력 있다. 1인가구가 증가하는 등 세대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전용면적 60㎡ 내외의 구(舊) 10평대 소형 아파트는 실수요자들도 많이 찾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비교적 비용을 적게 들여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다. 매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환금성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양지영 소장
“점포겸용 주택지, 그린벨트 해제 지역 주변 땅 등에 관심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위원
“꼬마빌딩의 인기가 예상된다. 구분상가나 오피스텔도 많이 거론되지만 대지지분이 낮은 상태에서 임대수익만 보고 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금리상승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토지 시장은 과거처럼 왕성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개발에 따른 보상 등을 염두에 두고 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특히 토지는 팔리지 않아 골치인 경우도 적지 않다는 걸 주의해야 한다.”

이소은/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부동산팀 이소은 입니다.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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