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한 사람이 머리에 가방을 쓰고 옷장 안에 쪼그려 앉아 있다. 여인은 왜 이렇게 희한한 자세를 하고 있는 걸까? 이 장면은 사진가 여상현 씨의 작품 ‘옷장’이다. 사람 머리에 가방을 씌우고 사진 찍은 ‘블러프(bluff)’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현대인들에게 가방은 얼굴이다. 비싼 가방을 장만해 거리에 나가면 마치 자신이 명품이 된 듯 활보한다. 누군가 알아봐 주기라도 하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가방에 대한 애착이 시들해지면 자신이 초라해졌다고 믿게 된다. 작가는 그런 세태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를 이런 연출로 풍자했다. ‘당신의 진짜 얼굴은 어디 있습니까?’ (인천아트플랫폼 22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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