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신속 입법 드라이브에 당청 긴장 기류…'우군' 한노총마저 평행선
홍영표 인도行 속 의원들간 입장 충돌…일각선 "의총 열어 당론화" 주장
18일 노동계 입장조율 시도…"강행시 저항 만만찮아"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입법을 두고 사면초가에 빠졌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만큼 청와대에서는 조속한 입법을 위해 연일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핵심 쟁점인 휴일·연장근로 중복할증 문제를 두고 노동계는 물론 당내 일각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주말 사이 재계와 노동계를 부지런히 접촉하는 가운데, 한국노총이 19일 대표자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정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이후에도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우군'이었던 한국노총과의 관계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중복할증·입법시기 평행선…각계 반발에 여권내 '파열음' = 이번 일은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3당의 합의안에 노동계는 물론 중소기업계를 비롯한 경제단체 등이 일제히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여야 3당 간사는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되, 휴일에 근무할 경우 휴일근로 할증(50%)·연장근로 할증(50%)을 중복해서 적용하지 않고 하나만 인정해 150%의 임금을 주는 방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노동계는 중복할증을 인정해 200%의 임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소기업계는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할 것을 주장하는 등 반발이 터져나왔다.

여기에 여당 일부 의원들이 중복할증 인정 의견을 내며 간사 합의안에 반대, 결국 근로기준법은 환노위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은 재계와 노동계는 물론 당내 반대파 의원들의 설득을 시도했지만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민주당과 한국노총의 14일 정책협의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특히 청와대를 중심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이 주요 국정과제인 만큼 연일 신속 입법을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계나 민주당내 반대파들의 경우 내년 3월께로 예상되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 지도부를 더욱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11일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은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고, 다음날인 12일 당정청 조찬회동 이후 여당은 '연내입법'으로 방향을 잡았다.

15일에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어떤 형태든 일단 출발하는 게 중요하다"며 속도전을 당부했다.

반면 3당 합의안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내년 3월 중복할증 관련 대법원 판결이 노동계에 유리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으로선 노동계 설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굳이 밀어붙일 이유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특히 노동계가 민주당의 전통적인 주요 지지층이었다는 점에서 당내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탓에 일부에서는 그동안 순항해온 당정청 공조가 이 문제에서만큼은 삐걱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 민주 내부 '교통정리' 나설까…접점 찾기 주목 = 이런 가운데 민주당내 일각에서는 일단 의원총회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당내 의견 충돌이 나온 상황에서 홍영표 환노위원장이 최근 인도로 출장을 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당내 의견 조율이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논의가 더욱 꼬이는 만큼 당내에서 의견 정리가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원내 관계자는 "환노위 등 일부의 의총 소집 요구가 있었다.

당 내부 의견이 충분히 모여야 노동계와도 접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오히려 분란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노총에서 19일 각 산별노조 대표자회의를 열고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는 점에도 민주당은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환노위 관계자는 "노동계 논의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접점을 찾아보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여전히 이 문제가 풀리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접점을 찾겠다고는 하지만 이미 발표된 3당 간사의 합의를 되돌릴 수는 없는 만큼 현실적으로는 노동계의 양해를 구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렇다고 노동계가 쉽게 물러날 상황도 아니다.

만일 노동계가 설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을 강행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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