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전까지 쓴 마지막 임정 청사…역대 대통령 중 첫 방문
방명록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라고 적어
문 대통령 "광복 시기 임시정부 요인들 개인자격 귀국 안타까워"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16일 중국 충칭(重慶)시 연화지에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충칭 청사는 1940년부터 광복을 맞아 환국할 때까지 임시정부가 마지막으로 사용한 청사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5분(현지시간)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해 문 대통령을 기다리던 독립유공자들과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악수했다.

김정숙 여사는 임시정부청사 앞에서 몸이 불편한 독립유공자의 말을 한참 동안 들었다.

수행원이 김 여사에게 "들어가셔야 한다"고 두 세 차례 이야기할 정도였다.

임정 청사에 입장한 문 대통령은 김구 선생의 흉상 앞에 흰색 장미와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 청사 내부를 둘러봤다.

안내요원이 광복군 관련 사진을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사진을 자세히 살펴봤다.

문 대통령은 김구 주석이 쓰던 '주석 판공실'에 입장해 김구 주석의 책상 앞에서 사진을 촬영한 뒤, 책상 뒤에 놓인 작은 침대를 한동안 어루만졌다.

이어 주석 판공실 옆 국무위원 회의실에 들어가 방명록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
2017. 12. 1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이라고 적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청사 회의실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은 "광복 때 바로 이 근처에 있었다.

매일 한 층씩 올라다니고 했다"며 "대통령께서 방문한 것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독립유공자 이달 선생의 장녀인 이소심 여사는 "한국은 저를 태어나게 한 곳이고 중국은 저를 길러준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한중 양국의 우의를 증진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한중 양국의 우의가 영원히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찬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장은 "임시정부의 정신은 자주, 화합, 평화와 민주"라며 "새 임시정부 기념관이 서울에 설립됨으로써 그런 것이 다시 강조되는 시기가 오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의 주치의였던 유진동 박사의 아들 유수동 씨는 "문 대통령이 청사를 방문해 주셔서 영광스럽다"며 "임시정부 기념관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광복 시기에 가장 안타까웠던 일이 우리 임시정부가 대표성을 가지고 귀국하지 못하고, 개인 자격으로 귀국했다는 점"이라며 "해방 정국에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을 이끌지 못한 점이 우리로선 한스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기념사업을 통해서라도 법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간담회를 마친 문 대통령이 유공자 후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청사 밖으로 나오자 한국 유학생 수 명이 문 대통령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유학생들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임시정부 청사를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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