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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장진우 식당’, 한남동 카페 ‘옹느 세자메’, 논현동 ‘논탄토 카페’. 이들 가게는 ‘일급 상권’에 있다. 마케팅은 전혀 안 한다. 하지만 손님이 줄을 선다. 공통점 한 가지 더. 가게를 처음 열었을 때도, 유명해진 지금도 간판이 없다.

간판 없는 ‘스타 가게’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그것도 홍대 앞, 가로수길, 연남동, 경리단길 등 ‘핫한’ 상권에서. 업계에서는 간판 없는 가게가 서울 주요 상권에만 100곳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서울 익선동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름은 아예 ‘간판 없는 가게’다.
이들은 ‘간판은 화려하고 눈에 잘 띄어야 한다’는 공식을 퇴출시켰다. 대신 ‘경쟁력을 갖추고 고객이 직접 발견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전략을 썼다. 가장 효과적 마케팅 기법이 ‘경험자의 추천’이라는 것을 믿었다.

간판 없는 가게의 또 다른 코드는 ‘비밀’이다. 비밀스러운 공간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적 심리. 조나 버거 와튼스쿨 교수는 이를 ‘소셜화폐’라고 정의했다. 소셜화폐는 입소문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를 가능케 했다.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 하는 제주 애월읍 카페 ‘몽상드애월’은 간판도 없고, 밖에서 안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인스타에 뜬 사진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로 1년 내내 자리가 꽉 찬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찾아가는 재미에 빠진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노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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