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동의 없이 예산 증액, 미집행도 검토"…2019년엔 '폭탄' 우려

경남도교육청이 동의 없이 무상급식 예산을 조정해 의결한 도의회에 대해 재의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도의회는 15일 열린 제349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무상급식 예산 분담 비율이 도의회 안대로 적용된 내년도 경남도교육비특별회계 본예산을 통과시켰다.

도의회 안은 큰 틀에서는 지금까지 적용해온 5(도교육청):1(도):4(시·군)를 유지하되 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분에 대해서는 0:6:4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급식비 부담비율은 홍준표 전 지사 시절 해온대로 유지하되, 추가되는 비용의 경우 교육청을 제외시키는 안이다.

도의회는 도와 도교육청이 합의한 4:2:4 비율은 수용하지 않았다.

도교육청과 도청이 4:2:4로 하면 각각 467억원, 235억원을 부담할 예정이었지만 통과된 본예산에 따르면 21억원만큼 각각 감소하거나 증가한 446억원, 256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도의회가 도교육청 부담분을 삭감하는 데는 동의가 필요하지 않지만, 도 예산에 증액한 21억원만큼을 도교육청 예산에 반영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도교육청 입장이다.

도의 경우 앞서 21억원 증액에 대해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도의회에서 동의한 반면 박종훈 교육감 등 도교육청 측은 예산 변동에 동의하지 않았다.

본예산대로 하면 도교육청은 도로부터 21억원을 세입 예산으로 전출받아 세출 예산(예비비)으로 쓰게 되는데, 이 경우 기존보다 세출 예산이 21억원 증가하게 된다.

이는 '지출예산 금액 증가'로 지방자치법 127조 3항 위반이라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해당 조항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당사자인 도와 도교육청이 합의를 이뤘는데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다수인 도의회가 홍준표 전 지사 시절 도입된 5:1:4 비율을 큰 틀에서 유지하겠다며 사실상 조정을 강행하고 나선 점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장 내년에는 도 부담액이 21억원 늘어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금액 만큼 도교육청 부담이 감소하는 모양새지만, 그 이면에는 '폭탄'이 있다는 게 도교육청 설명이다.

2018년도에는 부담 비율을 이원화(5:1:4 및 0:6:4)하겠다고 했지만, 이원화 자체가 전례없는 일인 만큼 2019년도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도교육청은 내다보고 있다.

만약 이원화가 되지 않고 2019년도에 5:1:4라는 비율만 남게 되면 도교육청은 중학교 급식분까지 포함해 2018년보다 118억원을 더 부담해야 할 처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도교육청은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의는 도의회 의결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 이유를 붙여 진행할 수 있다.

도의회는 요구서가 도착한 날부터 10일 이내 재의에 붙여야 한다.

만약 재의를 거쳤더라도 변동 사항이 없어 여전히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교육감이 재의결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다.

도교육청은 재의 요구를 하지 않은 채 본예산을 그대로 두고 관련 예산 21억원을 아예 집행하지 않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예산 집행이 교육감 고유 권한인 만큼, 집행을 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의회 의결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21억원을 미집행할 경우에도 내년 중학교 무상급식 확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기존에 4:2:4 비율을 반영해 마련한 예산안은 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분 예산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측은 "며칠 더 검토를 해본 다음 재의 여부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 소관 도의회 예결특위 위원장인 장동화 의원은 "전문위원실 등 법률 자문을 받아 예산을 심의해 통과시켰고, 그 과정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재의를 요구한다면 재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