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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로베스피에르가 아닙니다. 레볼루션(혁명)이 아닌 이볼루션(진화)을 하겠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취임 6개월을 맞아 기자단과 가진 송년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이 1월부터 바꿀 휴대폰 컬러링 노래를 소개하며 인삿말을 시작했다. 알스튜어트의 ‘The Palace of Versailles‘였다. 김 위원장은 “이런 노래말 갖는 대중가요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건 놀랍다”며 가사를 소개했다.

’바스티유 감옥에서 연기가 타오르고 있다. 파리의 혁명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그 속에서 왕들은 다 떠나버리고 그들의 신하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로베스피에르의 이름으로 그들의 저택을 불태워버렸다.’

그는 “처음 부분이 섬뜩하지 않느냐”며 “이 노래로 컬러링한 이유는 후반부 때문”이라며 뒷부분을 소개했다. ‘너는 왜 아직도 그날을 기다리니. 너의 시간은 바람에 헛되이 나간다.’

김 위원장은 “혁명의 덧없음을 얘기한 노래”라며 “우리 사회를 바꾸고 공정경제 만들고 싶은데 그 방법은 혁명이 아닌 진화가 돼야 한다. 혁명의 방법으로 하루 아침에 세상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2년반동안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하게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후퇴하지 않게 누적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고 이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 변화 속도에 대해서는 못 마땅할 부분도 있겠고, 또는 왜 이렇게 뜸을 들이냐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가장 효과적으로 우리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요즘은 언론이 웬수”라고도 농담조로 털어놨다. 그는 “시민단체 책임자로 15년 일하면서 언론과 누구보다 깊게 교류했고, 많은 부분 도움을 받았는데 솔직히 그렇다”며 “야속하기도 하고, 조금 더 기다리면서 지켜봐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로비스트 규정에 대한 진행상황을 묻는 질문에 “공정위원장 된 이후 개인적으로 가장 조금 답답했던 건 시민단체 책임자였을 때와 비하면 일의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경제개혁연대 소장일때면 논평은 결정하고 하루 이틀만에 나갔고, 보고서로 한다면 2~3주안에 발표했다”며 “공정위의 일은 로비스트규정 같으면 국무조정실과 협의하고 법제처도 갔다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절차를 진행중이고, 절차 마무리되는 대로 바로 시행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사와 관련해서는 “나는 공정위 외부에서 컨트롤 한 어공위원장”이라며 “막 취임하자마자 간부들 바꾸고 그렇게 인사할 수 없어서 6개월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늦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는 나중에 확인 바란다”고 말했다.

노래 가사에 빗대 “대저택 4군데(4대그룹) 중 빨리 불 질러야할 집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불태우지 않을 거다.적절하게 레노베이션 할 거다”라고 답했다. 그는 “기업들에서는 답답해하는게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데 내가 얘기할 수 없다”며 “각 그룹마다 해결해야할 현안과 구조적 문제가 다 다르다”고 말했다. 삼성그룹과 관련해서는 “삼성문제 핵심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관계”라며 “이 문제를 공정거래법을 바꿔서 금산분리 규제를 사전적으로 강하게 규제하는 게 해결책이냐, 난 그렇게 안 본다. 금융감독통합시스템이 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 부분은 금융위로부터도 여러차례 보고 받았다“며 ”그렇게 챙기고 있다“고 답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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