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 중소기업인 소외되는 것 같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가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다. 연중 열리는 중소기업 관련 행사 중 가장 크다. 본래 이 대회는 매년 5월 셋째주 ‘중소기업주간’에 열렸다. 올해는 대통령 탄핵에 이은 선거(5월9일)로 정국이 급변하면서 연말로 밀렸다.

행사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한 단체장과 중소기업 대표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7개월 동안 미뤄진 모범 중소기업인에 대한 훈·포장 수여도 있었다. 장관표창 이상 수상자는 37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훈·포장과 장관표창 이상 수상자는 매년 200명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74.5%나 늘었다. 지난 7월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되면서 ‘청장 표창자’ 152명이 ‘장관 표창자’가 된 점을 감안해도 풍성한 시상식인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 경영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 중소기업인대회는 청와대 행사였다. 대통령이 참석해 중소기업인을 격려하고 상을 수여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대통령이 9회, 총리가 1회 참석했다. 대통령이 참석할 때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 장관급 인사가 2~3명 배석했다. 이번엔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중기부 장관이 참석했다.

물론 올해 5월 대통령 선거라는 돌발변수가 있었다. 중기부 장관도 지난달 21일에야 임명됐다. 그래서 행사 날짜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초라해진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대기업 총수들과 상견례를 겸한 간담회를 했다. 중소기업인과의 상견례인 중소·벤처기업인 초청 행사는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중기업계는 연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난 중기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했다. 한 협동조합이사장은 “새 정부에서 중소기업인들은 매번 소외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근로시간 단축 등 중요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소기업인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을 받은 중소기업인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수상자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중소기업인 최대 축제가 쪼그라든 것 같아 아쉽다”며 “정부가 중소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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