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실거래가격 신고를 최대한 뒤로 늦추고 있다. 높아진 실거래가를 곧바로 신고하면 매도 예정자들이 급격히 호가를 올려 후속 거래가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압구정에선 ‘신현대아파트’ 전용 108㎡가 최근 2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실거래가 자료상 가장 최근 거래는 9월에 이뤄진 19억2800만원 기록이 전부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이달 초 2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84㎡ 기준 역대 세 번째로 20억원을 돌파했지만 거래 신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공인중개업자는 부동산 매매거래가 이뤄지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거래를 신고해야 한다. 규정상 계약일로부터 60일 안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8·2 부동산 대책’ 이전까지만 해도 계약 후 2주 안에 대부분 신고가 이뤄졌다. 미뤄두면 귀찮아지는 까닭이다. 거래가 신고가에 이뤄지면 호재로 생각해 단 며칠 만에 신고를 완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일부러 기한을 거의 다 채운 뒤 실거래가를 신고하고 있다. 실거래가가 두 달이 지나 알려지는 것이다.
강북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0월20일 10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같은 주택형에선 최초로 10억원 선을 돌파했다. 이 거래는 거래 50여 일 뒤인 지난주에야 실거래가 시스템에 올라왔다.

중개업자들이 거래 신고를 늦추는 것은 중개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매물이 드문 상황에서 고가의 실거래가 기록이 뜨면 매도 예정자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한동안 계약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압구정동 C공인 관계자는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적다 보니 실거래가가 사실상 유일한 가격 결정 요인”이라며 “신고가 거래가 뜨면 매도자들이 호가를 확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 영업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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