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투기장으로 전락"
다음주께 규제안 내놓기로
은행 해외송금도 차단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를 검토 중이다.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가상화폐 거래소 전광판에서 비트코인의 실시간 가격이 올라오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국내 거래소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가 ‘사행성 투기’ 행태를 보이고 있고, 사기·다단계 등 관련 범죄도 급증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산업을 고사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정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를 형법상 ‘유사 통화 거래 행위’이자 사람을 현혹하는 사기 수단으로 판단해 국내 거래소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화폐 취급업자를 음란물 취급자 수준으로 심각하게 보고 규제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전면 거래 금지가 아니더라도 거래를 불편하게 해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부처 간 이견을 조정해 이르면 다음주 규제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가상통화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는 법무부는 가상화폐 거래소의 영업을 막을 법적 근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온라인 통신판매업체로 등록된 거래소가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등록 취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여의치 않으면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는 법률을 따로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은행들의 일정 규모 이상 가상화폐 관련 해외 송금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취인 명의에 비트코인의 약자로 쓰이는 ‘BIT’가 적혀 있으면 반드시 가상화폐 관련 송금인지 확인하도록 지시받았다”고 말했다.

김주완/이현일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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