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스타트업의 마케팅 전략

'그로스 해킹'어떻게?

'대규모·대대적'이 아니라 매 순간 문제를 찾아내고
매 순간 실험하고 생각해야

유저들에게 질문을 던져 '아하!의 순간'을 찾아라
며칠 전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를 만났다. 별 마케팅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다운로드 수가 100만 명이고 MAU(Monthly Active User·월 적극 사용자)가 6만 명에 이른다고 자랑했다. 12월 대대적 사이트 개편에 맞춰 대규모 마케팅을 할 생각이고 투자를 해준다면 그 돈을 거기에 쓰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대적’ ‘대규모’라는 용어를 듣는 순간 긍정적으로 보이던 이 스타트업에 대해 큰 회의감이 들었다. 그로스 해킹이라는 말도 들어보지 않았나?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라는 용어가 요즘 유행이다. ‘성장을 해킹하라’라는 그로스 해킹은 성장이라는 숙명적 과제를 안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해킹해서라도 목표를 달성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2010년 ‘당신의 스타트업을 위해 그로스 해커를 찾아라’라는 블로그에서 션 엘리스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페이스북이 그로스 해킹을 통해 성장했다는 이야기는 너무 유명한 이야기다. 페이스북은 신규 가입자가 서비스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입 후 10일 안에 7명의 친구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발견했다. 그것을 페이스북의 가장 중요한 핵심성과지표(KPI)로 정했다. 그로스 해킹은 제품 또는 서비스의 중요한 지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해 사용자의 흐름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전략적 마케팅 기법을 뜻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그로스 해킹은 도구나 기술이 아닌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특정 개인이 아니라 팀 전체의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라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대규모’ ‘대대적’이 아닌 매 순간 문제를 찾아, 매 순간 실험하고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라는 것이다.

둘째, ‘아하!의 순간(AHA moment)’을 찾아야 한다. 거기서부터 그로스 해킹은 시작된다. 페이스북이 ‘10일 이내 7명의 친구를 찾아주는 것’처럼 다른 실리콘밸리 유명 기업들 역시 이러한 아하의 순간을 잡아내고 큰 성장을 이뤄냈다. 이 아하의 순간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유저에 대해 지속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사용자는 어떻게 당신의 제품을 발견했는가?(최초 여부), 사용자가 첫 경험에 대해 얼마나 만족했는가?(첫 사용), 몇 %의 사용자가 당신의 서비스로 돌아왔는가?(재방문), 당신의 사용자들은 친구에게 충분히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추천) 등과 같이 사용자의 단계별 경험에 대해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거의 모든 데이터를 측정하고 분석하며 시험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로스 해커라면 한 주에 적어도 15~20개의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며, 그중 1~2개의 개선점을 발견해내야 한다.
셋째, 기존 고객에게 집중하라는 것이다. 기존 고객의 문제점들을 충분히 해결해야 한다. 그로스 해킹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 포레스터 리서치는 신규 고객 유치는 기존 고객 유지보다 5배의 비용이 추가되는 반면 기존 고객 유지율이 5%만 상승해도 25~95%의 영업이익이 증가한다고 한다. 요즘처럼 연결성이 강화된 시대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최상의 방법은 결국 기존 고객의 만족이다.

넷째, 대시보드를 직접 만들고, 지표에 대해 팀 전원이 공유해야 한다. 어떤 지표가 왜 필요한지, 이를 통해 무엇을 도출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토대로 대시보드를 구성해 이를 지켜보며 작은 성공을 빨리 만들어내고 팀원들에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의미 없는 템플릿이나 지표를 만들 필요도 없고 필요하면 지표는 단 하나일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 ‘10일 이내 7명의 친구 만들어 주기’라는 단 하나의 지표만을 북극성처럼 쫓은 것처럼 중요한 것은 핵심지표가 매 순간 공유되고, 팀 전체가 그것이 핵심 지표임을 아는 것이다.

사실 스타트업에만 성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대규모’ ‘대대적’이라는 타성에 젖어 있는 기존 기업들에 그로스 해킹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전창록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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