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성장 늪에 빠진 美경제?
오바마 지지자들의 거짓말!

미국의 예외주의는 사라졌나
감세는 경제에 큰 도움줄 것
2%대 성장에 안주하지마라

미국이 지금 필요로 하는 건 오바마가 아니라 레이건이다

필 그램 < 미국 기업연구소(AEI) 객원연구원 (전 상원 금융위원장) >

일러스트=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공공정책 변화의 잠재적 영향을 측정하는 믿을 만한 방법은 역사의 거울에 비춰보는 것이다. 경제학 모델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언제나 그들의 예측은 미래보다는 모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 과거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분석할 때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의미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미국 의회는 세제개혁을 위한 예산안에서 10년간의 세수 감소에 대해 1조5000억달러의 엄격한 제한을 뒀다. 이는 대략 5조7000억달러의 세제개혁 프로그램이 1조5000억달러의 순 세금 감면을 위해 4조2000억달러의 상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제약 조건은 의회예산국(CBO)이 전망한 향후 10년간 연평균 1.9%의 경제 성장률을 가정하고 있다. 경제가 평균 2.6% 성장하면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은 재정 적자를 가중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경제가 2.6%보다 빠르게 성장하면, 그 적자는 실제로 감소할 것이다.

문제는 미국 경제가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2.6%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2008년까지(10차례의 침체와 11번째 침체의 전반부를 포함해) 미국 경제는 평균 3.4%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후 오바마 대통령 임기 전까지 2.6% 이상 성장하는 데 실패한 기간은 1973~1982년 사이 10년뿐이었다. 당시 미국 경제는 3번의 침체와 4년간의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다. 그리고 2.3%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2차 대전이 끝난 뒤부터 오바마 대통령 임기 시작 전까지 미국 경제는 2.6% 이상 성장했다. 성장률 예상치 1.9%와 비교하면 2.3% 성장은 약 1조3000억달러의 추가 재정수입을 창출할 것이다. 이는 이번 세제개편안의 고정비용을 상쇄하는 데 필요한 금액의 거의 90%를 차지한다.

미국 경제의 성장 역사를 감안할 때, 향후 10년간 2.6% 성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이것이다. 오바마 집권 이후 미국 경제가 오바마 지지자들이 말하는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는 믿음이다. 이는 낮은 성장과 투자가 지속되는 상태다.

역사적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의 성장률을 보인 오바마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의 예외주의는 영원히 사라졌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리의 경제 문제가 하늘에서 비롯됐는지, 아니면 우리가 추진한 정책에서 왔는지에 달려 있다.

만약 오바마의 경제 정책이 2차 대전 종전 후 미국이 추진한 정책과 비슷하다면, 외부 세력이 미국의 예외주의를 종식시키고 구조적 장기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임기 동안 경제정책은 급진적으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경제 성장을 저해한 것으로 확인된 정책들을 시행했다. 높은 한계세율과 주요 산업에 대한 정부 지배, 노동 및 자본시장 효율성 감소, 규제 확실성 및 법치의 약화 등이다.

신규 투자가 감가상각을 간신히 상쇄하는 정도에 그치면서 노동 생산성은 떨어졌다. 그리고 정부 혜택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 참가율은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예상됐던 수준보다 가파르게 하락했다.

2009년 중반 경기침체가 끝난 후 CBO와 미국 중앙은행(Fed) 모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3.4~4.2%의 높은 성장률을 예상했을 때, 아무도 장기침체를 떠들지 않았다. 오바마 정책이 회복세에 족쇄를 채우면서 성장률은 2%로 주저앉았다. 심지어 2013년 1월 세금이 인상됐을 때도 CBO는 향후 3년간 3.7%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현재 공화당의 세제개혁이 성장을 촉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의회 조세공동위원회는 당시 오바마 정부의 세금 인상이 10년 동안 6200억달러의 세수를 늘릴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성장률은 2.3%로 둔화됐고, 오바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예상 세수 중 3조2000억달러가 깎였다. 성장 둔화로 인한 세수 손실은 2013년 세금 인상으로 예상됐던 세수 증가액의 5배에 달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자신의 감세 정책으로 5년간 4.4%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 ‘장밋빛 시나리오’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레이건 감세가 효과를 발휘하기 전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빠지고, 감세가 3년 이상 단계적으로 이뤄졌음에도 1983~1988년 6년 동안 미국 경제는 4.42% 성장했다. 레이건의 장밋빛 시나리오는 경제 성장을 과소평가했다. 미국 경제는 CBO가 예상한 것보다 1.3%포인트 빠르게 성장했다. 오늘날 경제 규모로 보면 10년 동안 추가로 4조4000억달러의 재정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CBO는 1986년 세제개편으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실제 개혁으로 인해 경제는 5년 동안 강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1987~1989년 성장률은 평균 3.8%를 기록했다. 1986년 세제개편안 통과 직후 CBO가 예상한 2.9%보다 거의 1%포인트 높은 수치다.
레이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시행된 정책은 전후 시대의 양극단이었다. 그리고 그 정책의 결과들은 전후 경제적 성과의 고점과 저점을 대표한다. 두 경우 모두 정부 예측가들은 감세가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세금 인상은 경제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경우 모두 틀렸다.

미국의 예외주의는 미국의 경제 정책이 예외적일 때만 존재한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우리가 유럽식 모델을 따라 하는 정책을 채택할 때 미국의 예외주의는 사라져 버린다. 만일 우리가 오바마 이전 시대의 예외적인 경제를 재건할 수 있다면 번영과 성장이 뒤따를 것이다. 구조적 장기침체 주장은 우리가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 나쁜 정책에 대한 정치적 변명이다.

원제=Don’t Be Fooled by ‘Secular Stagnation’

정리=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필 그램 < 미국 기업연구소(AEI) 객원연구원 (전 상원 금융위원장)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