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디야 고즈 지음 / 이방실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68쪽 / 1만6000원

빅데이터로 모바일 이용 분석
맥락·위치·혼잡도 등이 영향

소비자, 모든 광고 기피 안해
믿을 만한 광고는 정보로 인식
특정 브랜드 타깃 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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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자. 필자는 알람소리를 끄기 위해 스마트폰을 먼저 ‘탭(tap)’했다. 그렇다면 어젯밤 잠들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한 일은 무엇일까? 이 또한 스마트폰을 ‘탭’해 화면을 잠그고 침대 옆 테이블 위에 놓은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하루의 시작과 끝은 항상 스마트폰을 ‘탭’하는 동작이었다. 필자의 경우 최근 달라진 변화가 있다면 ‘탭’ 대신 음성으로 인공지능 스피커에 명령하는 것이다.

“××야,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말하면 인공지능 스피커는 오늘의 날씨를 자세하게 말해준다. 잠에서 덜 깬 상태로 작은 스마트폰을 눈을 찡그리고 들여다보며 날씨를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속 정보를 접하는 일들이 손가락이나 마우스로 ‘탭’해서 접근하지 않아도 얼굴과 목소리로 ‘탭’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게 됐다. 필자는 소비자이자 마케터로서 무의식중에 바뀌고 있는 이런 행동 패턴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할 뿐 아니라 예측하고 준비하고 싶다.

아닌디야 고즈 교수가 쓴 《탭》은 빅데이터를 통해 검증한 모바일 마케팅 시 염두에 둬야 하는 요소들에 대해 실제 사례를 들어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고즈 교수는 소비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영향을 미칠 만한 정보를 제공하려면 9가지 요소를 고려하라고 강조한다. 맥락, 위치, 시간, 부각성, 혼잡도, 날씨, 사회적 역학관계, 테크놀로지 믹스(기술 혼합), 과거의 쇼핑패턴(이동궤적)이 바로 그것이다.

고즈 교수가 강조한 9가지 요소 가운데 몇 가지는 온라인 광고 서비스에서 타기팅 광고를 할 때 마케터들이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맥락’ ‘혼잡도’ ‘부각성’ ‘사회적 역학관계’를 비롯해 ‘테크놀로지 믹스’ 등은 마케터인 필자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동시에 많은 숙제도 던져줬다. 기술이 발전하고 기기가 다양해질수록 모바일 마케팅은 더 이상 ‘스마트폰 마케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로봇, 스마트TV, 증강현실 등 인터넷과 연결돼 소비자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제품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제품이 스마트폰처럼 대중화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문화로 이동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마케터들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우 촘촘하게 기록되고 있는 전 세계 모바일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또한 모바일 서비스 소비자들이 혐오하는, 또는 혐오한다고 생각하는 광고에 대한 선입견도 완전히 바꿔준다. 광고가 9가지 요소에 의해 타기팅된 소비자에게 매우 유용한 콘텐츠로 노출됐을 때는 광고가 아니라 조언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를 세팅하는 마케터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비자에게는 믿을 만한, 혹은 몰랐던 정보를 제공해주는 비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마케터 스스로가 갖고 있던 ‘소비자들은 광고를 불편해한다’는 선입견을 깨준다. 광고는 유용한 콘텐츠이며 비서가 주는 조언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모든 광고를 기피하지는 않는다는 놀라운 데이터를 제공해준다. 심지어 소비자는 자신이 특정 브랜드에 타기팅되지 않아 광고를 받지 못함으로써 유용한 정보를 얻을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한다. 마케터로서 너무 반가운 데이터 아닌가.

그러나 《탭》은 마케팅 책은 아니다. 스마트해지는 소비자 변화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그리고 스스로가 ‘스마트’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이 책을 읽으면 변화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다. 필자는 기회가 되면 고즈 교수의 강연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조현경 < 로그인디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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