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민주노총 현대차지부)이 자칭 ‘신개념 투쟁전술’이라는 신종 파업을 시작했다. 사업부와 조립라인별로 시차를 두고 두세 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는 방식이다. 컨베이어벨트 조업 특성상 한 개 공정이 멈춰서면 다른 공정도 일제히 멈춰야 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렇게 파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파업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조합원 시급(時給) 손실은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에서다. “지난 30년간 진행했던 질서정연한 전면파업이 사측에 타격을 주지 못했다”며 “조합원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측에 최대한 타격을 주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만들었다”는 노조 집행부 말이 이를 설명해준다.

그러고도 “평일에는 파업을 하고, (통상 시급 150%를 주는) 주말엔 특근을 하겠다”고 했다. 회사가 수출·내수·생산 감소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연봉 1억원에 육박하는 고임금 노조는 염치없는 행태를 저지르면서 부끄러운 줄 모른다.
파업으로 사측 피해도 적지 않겠지만, 협력업체들과 소속 근로자들은 벼랑 끝에 떠밀린 상황이다. 불황으로 일감이 크게 줄었는데 생산라인마저 멈춰서면 경영난을 겪을 게 뻔하다. 향후 임금 인상이 협력업체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력이 없는 협력업체들은 임금을 올리지 못해 약 두 배에 가까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파업 손실을 중소기업에 전가하고, 임금 격차를 야기하는 대기업 노조 탓에 중소기업 경영난과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대로다.

현대차 노조에 ‘귀족 노조’ ‘철밥통 노조’란 비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지난 31년 동안 파업하지 않은 해는 4년에 불과하다. 올 들어서만 10번 넘게 했다. 이상범 전 노조위원장이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는 비판을 고마운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지만 최근엔 생산라인을 쇠사슬로 묶어버리는 상식 이하의 짓을 저질렀다. 오죽했으면 진보 학자인 송호근 서울대 교수가 “노조 저항이 현대차 혁신을 막고 있다”고 개탄했을까. 현대차 노조가 외부 고언(苦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노조가 살고, 노조가 외치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실천하는 길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