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승진자 작년대비 60% 증가…그룹 전체 승진자는 1명 줄어

SK그룹의 7일 연말 정기 임원 인사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을 따르면서 미래먹거리 발굴에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사상 최고 실적을 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승진 발령자를 낸 가운데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을 유임시키면서 기존에 진행하던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배터리,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일부 계열사에서는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계열사에 '지속경영'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면서 그동안 강조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구체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 사장단 인사 최소화
지난해 주요 계열사들의 CEO(최고경영자)가 대대적으로 물갈이된 데다 일부 주요 계열사에선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올해 CEO 교체는 소폭에 그쳤다.

이들 CEO에 대한 재신임을 통해 '딥 체인지'에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더 열심히 달리라고 채찍을 가함)을 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동시에 지난해 'CEO 대거 교체'라는 승부수가 통했음을 과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SK에너지(조경목 사장), SK머티리얼즈(장용호 사장), SK플래닛(이인찬 사장) 등 계열사 3곳의 CEO만이 교체됐다.

승진 규모를 보면 SK하이닉스가 가장 두드러진다.

CEO인 박성욱 부회장의 경우 고령에 5년째 CEO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교체설도 있었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유임되면서 6년째 CEO직을 수행하게 됐다.

사장 승진자가 3명, 전무 승진자가 14명에 신임 상무 27명이 배출되며 모두 41명이 승진했다.

지난해 인사에서 25명, 2015년 19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던 것에 비춰보면 '승진 잔치'인 셈이다.

사상 최대였던 2014년(43명)을 넘지는 않았다.

역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승진자 14명에 신임 상무 25명 등 39명이 승진했다.

지난해의 37명보다 2명 늘었다.

그룹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승진자가 외려 1명 줄었다.

지난해에는 승진자가 61명, 신규 임원 선임자가 103명 등 164명이 승진했는데, 올해에는 승진 56명과 신규 선임 107명 등 163명이 승진했다.

그만큼 다른 계열사에서는 승진자가 줄었다는 얘기다.

◇ 인재 조기 발탁·조직 개편
최 회장이 경영 화두로 내세운 '딥 체인지(Deep Change)' 가속화 의지는 차세대 리더의 발탁과 전진 배치에서도 읽힌다.

젊은 인재들을 통해 혁신과 미래 준비라는 그룹의 숙제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이 48.7세로 낮아졌고, 특히 이 가운데 30%를 70년대 출생으로 채웠다.

일부 계열사는 딥 체인지 경영을 위한 조직 개편과 직급 재편도 동시에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글로벌 파트너링(협업)과 생산거점 확보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본격적인 사업 추진과 확대에 필요한 지원 조직도 운영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조직도 보강했다.

SK텔레콤도 기존 7개 부문과 각종 단·실·센터로 구분돼 있던 조직을 이동통신(MNO)·미디어·사물인터넷(IoT)·서비스플랫폼 등 신사업 중심의 4대 사업부 중심으로 재편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과 관련해 'AI리서치센터'를 신설하는 등 연구개발(R&D) 기능도 재편했다.
SK하이닉스는 조직 문화 개편을 위해 직급 체계를 단순화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부문장, 본부장, 그룹장' 등의 호칭을 없애고 맡은 업무나 직책에 따라 '담당'으로 통일해 부르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SK네트웍스 등 일부 계열사에는 지속경영실이 새로 생겨 최 회장이 강조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끊임없는 혁신으로 미래 성장을 강화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뉴 SK'로의 도약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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