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 국민의당 국회의원 sjoh6609@gmail.com >
세월호의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다시 인천 영흥도 부근에서 낚싯배가 뒤집혀 15명이 사망하는 해양 사고가 발생했다. 얼마 전에는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나는 바람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늦춰졌다. 지난 5월에는 강원 강릉·삼척 지역에 대형 산불이 나서 큰 피해를 보는 등 요즘 우리나라에 재난재해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재난은 지진과 태풍 등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천재(天災)와 사람에 의해서 발생하는 인재(人災)로 구분할 수 있을 터인데, 천재는 아직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어 신속한 대피와 수습이 최선이지만 인재와 사고는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재난 사고에 대비한 예방 수칙이 잘 준비돼 있지 못하다. 혹시 마련돼 있다 하더라도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안 지켜지기 일쑤다. 또한 아무리 예방수칙이 잘 돼 있더라도 사람의 실수 때문에 사고가 날 수 있다. 그 경우 수습 대책이 매우 엉성하다. 그러니 선진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황당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 번 사고가 나면 무고한 인명 피해가 막대하게 발생한다. 이런 면에서는 여지없는 후진국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물론 사람보다 돈을 중시하는 배금주의 등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으로는 사고를 대하는 태도부터가 문제다. 우리는 사고가 나면 당장은 매우 호들갑스럽다. 차분히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체계적으로 수습 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데에는 매우 서투르다. 사고가 나면 누가 잘못했는지 책임을 묻는 데에만 관심을 쏟는다.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즉 인적 청산만 하고 제도 개선은 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큰 사고가 나면 시간과 정성을 쏟아 원인과 수습대책의 개선점 등을 밝히는 백서를 발행하지만, 우리는 그 흔한 백서조차 발간하지 않는다. 그러니 같은 종류의 실수를 반복하고 후진국형 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것이다.

재난과 사고는 우리가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근대사회가 ‘위험사회’라고 하지 않았는가. 재난과 사고에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사회와 개인의 안전이 달려 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서로 손가락질하거나 책임 전가만 하지 말고, 이제 우리 모두 스스로 바뀌어야 후진국형 재난 사고 발생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오세정 < 국민의당 국회의원 sjoh6609@gmail.com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